최근 몇 년 사이, 달리기는 단순한 유산소 운동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트레일러닝은 도전 정신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활동으로, 자연 속에서 심폐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변화하는 지형과 주변 풍경 덕분에 지루함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트레일러닝은 표면적으로 보면 척추 건강에 이점을 줄 수 있는 운동이다. 불규칙한 지형에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허리와 복부, 엉덩이 주변의 코어 근육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허리를 지탱하는 체간 근육이 강화되고, 자세 인식 능력도 함께 높아지며, 요통 예방이나 자세 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잘못된 방법'에 있다. 체력이나 운동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거나 거리만 늘리는 방식은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내리막 구간에서는 발을 디딜 때마다 허리와 무릎에 충격이 누적되기 쉽고, 잘못된 자세로 반복 달릴 경우 추간판이나 척추 관절에 미세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꾸준한 러닝도 결국 ‘운동의 질’이 중요하다.
◇달리기 전, 척추를 위한 준비 운동은 필수
트레일러닝의 안전한 시작은 ‘준비 운동’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부상은 준비 없이 달릴 때 발생하며, 이는 척추에도 그대로 전달된다. 달리기 전에는 하체는 물론, 허리와 복부의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고 활성화시켜야 한다. 특히 코어 근육과 둔근, 햄스트링을 중심으로 스트레칭과 가벼운 워밍업 동작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신발 선택도 중요한 요소다. 일반 러닝화는 도심 도로에 최적화돼 있지만, 산길은 돌과 흙, 나무뿌리 등이 곳곳에 있어 균형 잡기 어렵다. 충격 흡수와 접지력이 뛰어난 전용 트레일러닝화를 착용하면 미끄러짐이나 발목 꺾임을 방지할 수 있다. 몸에 맞는 러닝 장비는 단순한 편의 그 이상으로, 척추와 관절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된다.

트레일러닝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선 ‘점진성’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긴 거리나 험한 코스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체력과 기술 수준에 맞는 완만한 경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속도 역시 마찬가지다. 달리는 자세에 집중하며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중립 자세’를 지켜야 하며, 상체는 약간 앞으로 기울여 추진력을 얻되 허리에 과도한 긴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안준영 대동병원 척추센터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운동 후 회복은 운동만큼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체력 저하나 근육 피로는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하고, 운동 후에는 부드러운 정리 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준영 과장은 "만약 운동 후 다리 저림, 통증 지속, 보행 불균형, 감각 이상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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