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속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공백기 이유가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때문이라는 설정이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질환은 인구 10만 명당 13명 내외로 드물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일상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오성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드라마를 계기로 이 질환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중증근무력증에 대한 주요 정보다.

◇신경 신호 끊기는 병... 근육이 멈춘다

중증근무력증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움직임의 신호’가 면역계 이상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근육이 약화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체계 이상으로 근육이 약해지는 희귀질환 ‘중증근무력증’, 조기 진단과 신약 접근이 치료의 열쇠다. (클립아트코리아)
면역체계 이상으로 근육이 약해지는 희귀질환 ‘중증근무력증’, 조기 진단과 신약 접근이 치료의 열쇠다. (클립아트코리아)
정상적인 근육 움직임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근육의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가능해지지만, 이 질환에선 자가항체가 수용체를 공격하거나 방해해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오성일 교수는 “근육 약화는 처음엔 눈꺼풀 처짐, 복시, 발음이나 삼킴 장애 등으로 시작해 점차 팔다리나 호흡근까지 퍼질 수 있다”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으로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도 위협하는 병, 치료 옵션은 있지만 한계도

중증근무력증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상태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엔 기존 면역억제제 외에도 ‘C5 보체 억제제’, ‘FcRn 억제제’ 등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환자들이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난치성’ 경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오 교수는 “새로운 치료법은 분명 희망이지만, 그에 따른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성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중증근무력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오성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중증근무력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고가 치료제, 환자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

2024년부터 국내에서도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양성 중증근무력증 환자를 대상으로 라불리주맙, 질루코플란, 에프가티지모드알파, 로자놀릭시주맙 등이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치료제 대부분이 고가여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 현재 급여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오성일 교수는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던 청장년층이 병을 계기로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많다”며 “드라마가 이 질환을 조명한 만큼, 현실에서도 환자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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