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전자전기 개발 역량 기반, 국방력 강화와 수출 확대 목표
이번 사업은 정부가 1조7775억원을 투자해 국내 업체들이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체계 종합 업체로 최종 선정되면 대한항공은 체계 통합과 기체 개조·제작을, LIG넥스원은 체계개발과 전자전 장비 개발·탑재를 맡는다.
전자전기(Block-I)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 장비를 탑재해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으로 적의 방공망과 통신체계를 교란하는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적 항공기와 지상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통신망까지 마비시킬 수 있어 현대 전장에 필수적 장비로 꼽힌다.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임무 장비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 속도, 작전 지속시간 등을 고려할 때 신규 기체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 개조가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처럼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에는 드문 사례로, 세계적으로도 고난도의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전자전기 개발이 가능한 유일 기업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KF-21, 차세대 함정, 잠수함, 신형 백두정찰기 등 다양한 전자전 장비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민항기 제작과 군용기 개조·정비, 무인기 개발 등에서 독보적 역량을 축적해왔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과 성능 개량을 수행하며 민항기 개조 경험을 쌓아왔다. P-3C 해상초계기, 백두 1차 사업을 비롯해 2020~2023년에는 보잉 B777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감항인증을 획득했다. 공중급유기와 대통령 전용기 운영 지원 경험도 있다. 지난 5월에는 UH-60 다목적 헬기 성능 개량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부산 테크센터와 대전 R&D센터에는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 100여 명이 상주하며, 무인기와 우주발사체, 미래 항공교통(AAM)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김해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시험 능력, 71만㎡ 규모의 정부 인증 격납고, 세계적 수준의 보안·페인트 시설을 갖춰 정부 지원 없이도 독자적 개조와 정비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5500여 대 항공기를 출고했으며, 이 중 3700여 대는 태평양 전역 미군 항공기였다.
전자전기 사업은 기체 외부에 대형 안테나 구조물을 장착하는 것이 핵심으로, 비행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대한항공은 ‘Beyond Excellence(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관리와 서비스·운영)’라는 미션 아래, 글로벌 항공사로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대한항공은 우리 군의 전자기 스펙트럼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하는 동시에, LIG넥스원과 함께 유·무인 특수임무기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도전이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사업이라며, 축적된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소라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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