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신장 기능은 항생제, 항암제, 진통제 같은 약물이나 독성 물질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물질에 노출돼도 사람마다 손상 반응이 다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그 차이의 원인이 ‘신장 거주 대식세포’에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면역세포는 신장 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며, 손상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내용이 국제신장학회 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에 실렸다.

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홍민기 서울의대 학생, 윤동환 교수)은 동물 모델과 환자 신장 조직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신장에 오래 머무는 특수 대식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한 실험쥐 모델을 활용해, 해당 세포가 사멸세포를 처리하지 못할 경우 손상 지표(p53, KIM-1, NGAL)가 상승하며 염증이 악화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반면 정상 상태의 대식세포는 AXL 단백질을 통해 사멸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했으며, 주변 세포의 염증 반응도 낮췄다. 또 이 세포는 VISTA 단백질을 통해 면역세포의 과잉 활성화를 억제하며, NK세포 침투를 막아 신장의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했다.

(왼쪽부터) 한승석·윤동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홍민기 학생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왼쪽부터) 한승석·윤동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홍민기 학생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실제 신독성 물질에 노출된 환자 27명의 신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식세포의 분포가 많을수록 염증 반응이 덜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즉, 신장 거주 대식세포는 신장 조직 내에서 AXL과 VISTA 단백질을 활용해 염증을 조절하고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약물에 의한 신장 손상의 개인차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면역 손상 억제 치료제 개발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승석 교수는 “항생제나 항암제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식세포의 분포가 손상 반응을 가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만성콩팥병, 당뇨병성 신장질환, 신장 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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