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폐암 조기 진단”…인도기업 애피디와 손잡고 남아시아 진출 본격화
‘체외진단+압타머’로 승부수…기술수출 넘어 플랫폼 확장까지, 진단 생태계 새 모델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5월 20일 인도의 감염관리 전문기업 애피디 헬스케어(Appidi Healthcare)와 함께 폐암 조기진단 키트 ‘압토디텍트 렁(AptoDetect™-Lung)’의 현지 생산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압타머사이언스는 지난 5월 20일 인도의 감염관리 전문기업 애피디 헬스케어(Appidi Healthcare)와 함께 폐암 조기진단 키트 ‘압토디텍트 렁(AptoDetect™-Lung)’의 현지 생산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폐암 진단 시장에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다. 피 한 방울로 폐암을 조기에 알아내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기술을 앞세운 한국의 바이오 기업이 남아시아 시장을 향해 문을 열었다.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압타머사이언스(Aptamer Sciences)는 지난 5월 20일 인도의 감염관리 전문기업 애피디 헬스케어(Appidi Healthcare)와 함께 폐암 조기진단 키트 ‘압토디텍트 렁(AptoDetect™-Lung)’의 현지 생산 및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에서 개발한 체외분자진단 키트가 인도 현지에서 상용화를 목표로 첫 발을 뗀 것이다.

이 계약은 단순한 제품 유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원료 물질 독점 공급+매출 로열티라는 이중 수익모델, 진단기술 이전+현지 인허가라는 사업협력 구조는 K-진단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전략 모델로 평가된다.

단백질 읽는 기술, 폐암 조기 진단

‘압토디텍트 렁’은 혈액 내 7종의 바이오마커 단백질을 분석해 비소세포성폐암(NSCLC)을 조기에 포착하는 진단키트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자사의 독자 기술을 활용해 루미넥스 기반 분자진단 방식으로 높은 민감도(암 발견율)와 특이도(오진율 감소)를 모두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이는 기존 폐암 진단 방식의 한계를 정면으로 겨눈 기술이다. CT 스캔은 고비용, 위양성 문제, 조직검사는 침습성 부담, 무엇보다 조기 발견률이 낮다는 점에서, 저비용·비침습적이면서 정확한 체외진단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폐암 진단 기술의 상용화 무대로 ‘인도’가 선택된 데는 전략적 이유가 있다. 인도는 세계 2위 흡연국으로 폐암 고위험군이 폭넓다(흡연자 약 1억3000만 명). 암 환자 중 80%가 말기에야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다.

국가 단위 폐암 검진 프로그램 부재, CT 장비 등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간편한 체외진단 기술에 대한 수요도 높다. 여기에 인도 정부는 최근 국산 의료기기 확대 및 진단산업 육성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애피디 헬스케어는 ISO 13485, CE Class I 인증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출망을 보유한 중견 기업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를 교두보 삼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등 인접국 확장도 노리고 있다.

압타머는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핵산 물질로, 특정 단백질에 정밀하게 결합해 질병의 유무를 감지할 수 있다. 사진은 '압토디텍트렁' 제품.
압타머는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핵산 물질로, 특정 단백질에 정밀하게 결합해 질병의 유무를 감지할 수 있다. 사진은 '압토디텍트렁' 제품.


압타머 기술, 차세대 진단 ‘게임 체인저’ 부상

이번 계약에서 핵심은 압타머(aptamer) 기술이다. 압타머는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핵산 물질로, 특정 단백질에 정밀하게 결합해 질병의 유무를 감지할 수 있다.

압타머는 항체 대비 생산 효율이 높고, 화학적 안정성도 우수해 진단기기뿐 아니라 치료제 플랫폼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단백질 기반 질환의 초기 단계 진단에 강점을 갖는다.

글로벌 진단기업들 또한 압타머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소마로직(SomaLogic)은 혈액 단백질 수천 종을 분석하는 압타머 기반 플랫폼으로 다중 질환 예측 시장을 공략 중이다. 스위스의 로슈(Roche)와 일본의 시스멕스(Sysmex)는 각각 압타머를 활용한 조기 진단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이 분야에서 한국 최초로 상용 계약을 성사시킨 기업으로, 기술 완성도와 사업화 실적을 동시에 입증한 드문 사례다.

진단에서 치료까지…압타머사이언스 ‘플랫폼 전략’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번 계약을 단순한 진단키트 수출로 보지 않는다. 이 회사는 ‘압타머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진단분야에선 ‘압토디텍트 렁’을 시작으로 위암, 간암 등 다종암 조기진단 키트로 확장 중이며, 치료제 부문에선 압타머 복합체 기술 기반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동일 기술 기반의 진단-치료 융합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빅파마들도 주목하는 전략이다. 특히 ‘정밀의료(Personalized Medicine)’ 시장의 핵심 기술로 압타머가 부상하면서, 진단기업과 제약기업 사이의 교차점에서 강력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기술로 시간을 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 첫 실험을 인도에서 시작했고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한국의 진단 기술이 암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 사진은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
압타머사이언스는 ‘기술로 시간을 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 첫 실험을 인도에서 시작했고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한국의 진단 기술이 암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 사진은 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


‘압타머+진단 플랫폼’ 수출형 비즈니스 통할까

압타머사이언스의 인도 진출은 K-바이오 진단기업의 수출 전략에 있어 △고정형 유통계약이 아니라, 기술이전+원료 공급+로열티라는 구조적 협력모델 △진단기기 완제품 수출 대신, 현지 생산과 인허가 파트너십을 통한 장기적 시장 안착 전략 △초기 상업화 시장을 미국·유럽이 아닌, ‘성장 잠재력이 높은 비선진국 지역’으로 설정한 전략적 포지셔닝 등 몇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글로벌 임상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파트너 기반의 확장형 진출 전략을 짠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오 수출이 단순 ‘기술 팔기’를 넘어, 지역 의료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진출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폐암은 진단의 타이밍이 생존율을 결정짓는 질환이다. 말기 환자 기준 5년 생존율은 5% 미만이지만,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은 60~70%까지 올라간다.

압타머사이언스는 ‘기술로 시간을 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 첫 실험을 인도에서 시작했고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한국의 진단 기술이 암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압타머’라는 조용한 혁신 기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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