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바다·산·계곡을 찾는 발길이 늘면서 각종 응급상황도 잇따르고 있다.

낙상, 열상, 해충 피해부터 낙뢰, 익수까지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지만, 응급처치만 정확히 해도 대부분 큰 문제 없이 회복될 수 있다. 반면, 잘못된 민간요법이나 대처법으로 오히려 상처를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유진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교수는 “해파리 쏘임에 식초를 사용하거나, 귀에 들어간 벌레를 면봉으로 꺼내려다 상황이 악화된 사례가 종종 있다”며 “휴가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응급 상황일수록 정확한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응급사고, 잘못된 처치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 응급사고, 잘못된 처치가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귀에 벌레 들어갔다면? 면봉 NO, 식용유 한 방울 OK

야외에서 취침 중 벌레가 귀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면봉이나 핀셋으로 꺼내려다 벌레를 더 깊숙이 밀어넣고 상처를 낸다.

벌레가 살아 있을 경우 ‘윙윙’ 소리로 공포심을 유발하지만, 억지로 꺼내려 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식용유나 올리브오일을 1~2방울 귀에 떨어뜨려 벌레를 질식시키는 것. 이후 병원을 방문해 체계적으로 제거받는 게 바람직하다.

◇해파리·뱀·벌... 여름철 응급사고, 대처법만 알아도 예방 가능

① 해파리에 쏘였을 때

피부 발진, 통증,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쏘인 부위는 식초 대신 바닷물로 씻고, 남아 있는 촉수는 신용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식초는 일부 해파리 종류에서 독성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② 뱀에 물렸을 때

입으로 독을 빨아내거나 상처를 째는 행위는 절대 금물.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부목이나 천으로 느슨하게 고정한 후 즉시 119 신고한다. 혈류를 완전히 차단하면 괴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만 묶는 게 적당하다.

③ 벌에 쏘였을 때

일반적인 경우 국소 통증이나 부종으로 끝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아나필락시스’로 이어질 수 있다. 입술, 목, 얼굴이 붓고 숨이 차거나 어지럽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EpiPen)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유진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교수
이유진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교수
◇열상·열사병... 기본만 알아도 생명 지킬 수 있어

열상(찢어진 상처)의 경우 지혈제나 민간요법은 피하고, 깨끗한 천이나 거즈로 상처 부위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지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면서 땀이 멈추고 의식이 흐려진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119에 신고 후, 환자를 그늘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하며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한다.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대는 것이 좋다. 단,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는 기도폐쇄 위험이 있으므로 금물이다.

이유진 교수는 “응급처치만 제대로 해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며, “기본적인 응급 대처법은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할 ‘여행 안전 수칙’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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