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와 국제 공동연구팀은 최근 세계 각국의 고령자 데이터를 분석해, 최신 세대일수록 건강 문제로 인해 일을 할 수 없는 ‘노동 제한’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노동 제한이란, 건강상의 이유로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뜻한다.

특히 한국은 전 연령대에서 건강 문제로 인한 노동 제한 비율이 가장 낮고, 세대 간 건강 수준 차이도 빠르게 줄어드는 국가로 꼽혔다. 이는 한국의 의료 및 생활 환경 개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Age–Period–Cohort(APC)’ 분석법을 적용해 나이, 조사 시기, 출생 세대 각각의 영향을 분리해냈다. 그 결과 세대별로 건강과 노동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세대 효과’가 명확히 드러났다. 단순한 나이만으로 고령자의 노동 능력을 판단하는 건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일할 수 있는 건강’ 개념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 첫 국제 비교 연구로, 앞으로 노년층 고용 정책과 복지 설계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령층 노동 참여를 늘리려면 단순히 정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고령 친화적 근무 환경 조성, 사회적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Safety and Health at Work’ 2025년 7월호에 실렸으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가 교신저자로 함께 참여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