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하루는 더 길어진다. 밤낮없이 이어지는 가려움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긁은 자리에 진물과 상처가 번지며 고통이 반복된다. 단순한 피부 질환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면역 불균형과 체내 순환 장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만성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은 피부 장벽이 약해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체내 열과 수분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염증 반응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아토피는 겉으로 보이는 피부 문제이지만, 그 본질은 몸속의 흐름이 막힌 데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인체의 수분과 열의 대사를 조절하는 삼초(三焦)의 균형, 즉 ‘삼초소통’이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삼초는 한의학에서 인체의 상·중·하부를 연결하는 통로로, 수분과 에너지의 흐름을 담당한다. 삼초의 소통이 원활해야 면역 반응이 안정되고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되찾는다. 그러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삼초의 기능이 약해지면 체내 열이 위로 치밀고, 피부는 건조하고 가려운 상태로 악순환이 반복된다. 삼초소통 치료는 이러한 내부 정체를 풀어주어 몸의 열과 수분의 순환을 바로잡고 피부가 스스로 진정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

이처럼 체내 흐름이 회복되면 염증 반응과 피부 건조가 서서히 완화되지만, 그 과정에서도 환자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증상은 바로 ‘밤낮 없는 가려움’이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피부 장벽이 무너졌다는 신호이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보조적 치료로 ‘습윤 드레싱(wet dressing)’이 주목받고 있다.

습윤 드레싱은 상처 부위를 건조하지 않고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 피부 재생 환경을 최적화하는 방법이다. 피부가 지나치게 말라버리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가려움이 심해지기 때문에,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 과정에서 중요하다. 습윤 드레싱은 피부의 손상 부위를 보호하고 염증 확산을 막을 뿐 아니라, 가려움 자체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밤에 긁게 되는 습관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단순히 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몸속의 순환을 개선해 면역 균형을 바로잡고, 피부 재생 환경을 최적화해야 한다. 삼초소통을 통한 체내 순환 회복과 함께 습윤 드레싱을 병행하면, 가려움과 염증의 악순환을 완화하고 피부 장벽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단기적인 개선보다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다. 몸속의 순환이 바로 서고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때, 염증과 가려움의 악순환은 서서히 끊어진다. 급한 치료보다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 선행될 때, 피부는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글 :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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