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연세의대 외과학교실 위장관외과 교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AI 모델 ‘MSI-SEER’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Digital Medicine (IF 15.2) 최신호에 실렸다.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하게 유도하는 방식의 치료제로, 특정 유전적 특성을 가진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다. 위암과 대장암 환자 중에서는 ‘MSI-H(고빈도 마이크로새틀라이트 불안정성)’ 특성을 가진 경우 면역항암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면역조직화학염색법 등을 활용해 MSI-H 여부를 판별했지만, 병리 조직 내 일부 영역에만 MSI-H가 존재할 경우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MSI-SEER는 암세포의 병리 사진을 수천 개의 작은 영역으로 나눈 후 각각을 분석해 MSI-H가 존재할 확률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MSI-H의 위치와 분포, 신뢰도까지 함께 제시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연구팀은 기존 검사에서 MSI-H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서 AI 모델을 통해 MSI-H를 새롭게 발견해 면역항암제를 처방했고, 해당 환자들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황태현 밴더빌트대학교 교수도 “이번 연구는 의료진의 판단력과 AI의 계산 능력이 협업하는 시대의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