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은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소변을 묽게 유지해 요로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가 되지 않으면 소변의 농도가 짙어지고 그 안에 포함된 무기질이 결정화돼 딱딱해진다. 이렇게 형성된 결정들이 방광에 쌓이면 ‘방광결석’, 요도에 머물면 ‘요도결석’이라고 한다.
결석은 말 그대로 돌이다. 이 딱딱한 결석은 가만히 멈춰 있는 게 아니라 방광벽과 요도를 계속 자극하고 상처를 만들어 출혈과 감염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배뇨 장애,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급성 폐색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컷의 경우, 암컷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가늘고 길기 때문에 결석의 크기가 작아도 금방 요도 폐색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24시간 안에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방사선촬영, 방광 초음파 촬영을 진행한다. 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방사선 촬영, 초음파 촬영과 같은 영상 촬영 검사다. 방사선 촬영은 방광이나 요도 내 결석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고, 초음파 촬영은 방광벽의 두께, 염증 여부, 요로 폐색으로 인한 방광 확장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일부 결석은 약물 치료로 녹이거나 식이요법으로 없앨 수 있지만 대부분의 방광 결석은 약물로 녹이기 어려운 편이다. 대표적인 결석의 종류에는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과 스트루바이트 결석이 있는데 스트루바이트는 약물로 녹이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옥살레이트 결석은 녹이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산성 환경에서 칼슘이 합쳐져 생성됐기 때문에 표면이 날카로워 반드시 제거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방광결석과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타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제거 수술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특히 지금처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여름엔 더 신경 써야 한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수분 섭취를 유도하고 야외 활동을 하는 반려견과 함께 할 때는 반드시 휴대용 물병을 지참해야 한다. 이 외에도 체질에 맞게 식습관 개선,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한 재발 여부 확인 등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방광결석, 요도결석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반려견, 반려묘의 고통은 더 심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빠른 치료 시작이 앞으로의 반려동물의 건강 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글 : 최기호 호수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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