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고온다습의 계절 여름이 왔다. 이 시기에 반려동물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수분 보충이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더위에 노출되면 체내 수분이 빠르게 손실된다. 따라서 보호자는 의식적으로 반려동물의 수분 섭취를 신경 써야 한다.

수분은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소변을 묽게 유지해 요로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가 되지 않으면 소변의 농도가 짙어지고 그 안에 포함된 무기질이 결정화돼 딱딱해진다. 이렇게 형성된 결정들이 방광에 쌓이면 ‘방광결석’, 요도에 머물면 ‘요도결석’이라고 한다.

결석은 말 그대로 돌이다. 이 딱딱한 결석은 가만히 멈춰 있는 게 아니라 방광벽과 요도를 계속 자극하고 상처를 만들어 출혈과 감염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배뇨 장애,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급성 폐색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컷의 경우, 암컷에 비해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가늘고 길기 때문에 결석의 크기가 작아도 금방 요도 폐색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24시간 안에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동물병원에 내원해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기호 호수동물병원 원장
최기호 호수동물병원 원장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방사선촬영, 방광 초음파 촬영을 진행한다. 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검사는 방사선 촬영, 초음파 촬영과 같은 영상 촬영 검사다. 방사선 촬영은 방광이나 요도 내 결석 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고, 초음파 촬영은 방광벽의 두께, 염증 여부, 요로 폐색으로 인한 방광 확장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일부 결석은 약물 치료로 녹이거나 식이요법으로 없앨 수 있지만 대부분의 방광 결석은 약물로 녹이기 어려운 편이다. 대표적인 결석의 종류에는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과 스트루바이트 결석이 있는데 스트루바이트는 약물로 녹이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옥살레이트 결석은 녹이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산성 환경에서 칼슘이 합쳐져 생성됐기 때문에 표면이 날카로워 반드시 제거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방광결석과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타 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제거 수술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특히 지금처럼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여름엔 더 신경 써야 한다. 평소보다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수분 섭취를 유도하고 야외 활동을 하는 반려견과 함께 할 때는 반드시 휴대용 물병을 지참해야 한다. 이 외에도 체질에 맞게 식습관 개선,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한 재발 여부 확인 등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방광결석, 요도결석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반려견, 반려묘의 고통은 더 심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빠른 치료 시작이 앞으로의 반려동물의 건강 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좌우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글 : 최기호 호수동물병원 원장)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