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은 자궁 내막(자궁 안쪽 점막)에 생기는 암으로,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통 폐경 전후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지만, 최근엔 비만, 호르몬 불균형, 늦은 출산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2020년 2만3000여 명에서 2024년 3만 명을 넘어 약 32% 증가했다. 특히 20~30대 환자 수도 33% 이상 늘며 자궁내막암이 더는 중장년층 여성만의 질환이 아님을 보여준다.
송희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암의 주요 원인은 단독 에스트로겐 과다 노출”이라며 “비만, 무배란 주기, 당뇨병, 유전적 요인 등이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내막암의 가장 뚜렷한 초기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대표적으로 폐경 이후의 출혈, 생리 주기와 관계없는 출혈, 성관계 후 출혈 등이 있으며, 양이 적더라도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복부 통증, 질 분비물 증가, 체중 감소, 빈혈 등 비특이적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증상들이 동반되기도 한다.
송 교수는 “출혈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넘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폐경 이후 출혈은 어떤 경우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진행 속도가 빠를 수 있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진단은 질 초음파 검사로 자궁내막의 두께를 확인한 후, 이상이 있으면 조직검사를 통해 병변을 확인한다. 이후 MRI나 CT로 병의 진행 정도와 전이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는 자궁, 양측 난소, 난관을 제거하는 전자궁적출술이다. 암이 초기 단계라면 수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진행 상태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밀도가 높은 로봇수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로봇수술은 고화질 3D 영상과 자유로운 팔 관절 움직임을 통해 기존보다 더 정밀하게 암 조직을 절제할 수 있다. 특히 림프절 제거, 미세혈관·신경 보존이 가능해, 합병증 위험은 낮추고 회복 속도는 빠르게 돕는다. 절개 부위도 작아 통증과 출혈 부담이 적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달리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지 않은 암이다.
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에스트로겐 과다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 조절,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된다.
송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자기 관리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며 “폐경기 여성이라면 작은 변화에도 귀 기울이고, 정기 검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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