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여름철 고온 환경은 혈관 건강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며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심장이 분당 내보내는 혈액량이 3리터 이상 늘어난다. 심장이 그만큼 더 많이 일하게 되며, 만성질환자에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수분 부족 시 혈액이 농축돼 혈당이 갑자기 오르거나, 식사를 거르면 저혈당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운 날씨엔 식욕이 떨어져 식사 시간을 놓치기 쉬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 자율신경계 합병증이 있는 경우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열사병이나 열탈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고혈압 환자는 더위에 혈관이 반복적으로 수축·이완하며 혈압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현상을 겪을 수 있다. 혈관 탄력이 낮은 고령층일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커지고, 혈액이 끈적해지면 혈전(피떡)이 생겨 뇌경색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 지키는 여름 생활수칙
무더위 속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루 2리터 정도 물을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유발하므로 피하고, 이온음료는 당분이 높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수를 마시기 힘들다면 오이, 민트, 레몬 등을 넣은 홈메이드 워터를 활용하는 것도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된다.
야외 활동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외출 시엔 챙이 넓은 모자, 양산, 밝은색 통기성 옷을 착용하고, 생수나 이온음료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더위에 지쳐 돌아온 후 찬물 샤워는 순간적인 혈관 수축으로 혈압을 급격히 올릴 수 있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해리 전문의는 “가슴 통증이나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시야 흐림, 균형 상실, 심한 두통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며 “만성질환자는 기온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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