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지하철, 상가 등 냉방이 강한 공간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어깨·목·무릎 같은 주요 관절 부위가 시리고 뻣뻣해지며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에어컨 바람이 약할 때는 견딜 수 있지만,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찬바람을 쐬면 통증은 목과 머리까지 번지며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찬 공기가 관절 내부 압력을 높이고 염증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박준석 미래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원장)은 “기압이 낮아지고 찬바람이 닿으면 관절 내 압력이 증가해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고, 통증도 강해질 수 있다”며 “이런 통증은 이제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도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증상이 일시적인 통증을 넘어서 다음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조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찬바람을 쐰 후 어깨와 목의 결림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때, 양반다리 자세에서 무릎 안쪽에 통증이 생길 때, 보행 중 무릎 피로감이 쉽게 느껴질 때 등이 대표적이다.
박 원장은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어깨 관절이 굳는 유착이나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가 진단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내 온도·습도 조절, 작은 습관이 예방의 열쇠
전문가들은 관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여름철에도 ‘기온과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실내 온도는 섭씨 25℃ 정도가 적당하다. 냉방 환경에서 피부에 닿는 공기가 너무 차가울 경우,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면역력 저하와 혈액순환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습도 관리도 중요하다. 관절 통증을 완화하려면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자주 환기하거나 숯·제습제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예방법도 있다. 먼저, 냉방이 강한 실내에서는 얇은 긴팔 상의를 준비해 필요 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는 어깨나 팔 관절을 찬바람으로부터 보호해준다. 또한 양말을 착용해 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말초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냉증을 줄일 수 있다.
여름철에도 작은 손난로나 얇은 스카프를 활용할 수 있다. 냉기로 인해 뻣뻣해진 부위에 손난로를 5분 정도 대면 혈관이 확장돼 일시적인 통증이 줄어든다. 스카프는 목과 어깨에 감싸 냉방 바람으로 인한 직접적인 체온 저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시술로는 관절강유착박리술, 관절강내 주사치료, 초음파 유도 점액낭 주입술, 인대강화주사요법 등이 있다. 특히 관절강유착박리술은 어깨가 굳은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관절 내 약물을 주입해 운동 범위를 개선하고 통증을 줄인다.
박 원장은 “관절 통증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증상이 빨리 완화될 수 있으므로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