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반장기탈출증 환자는 2020년 약 2만5000명에서 2024년 2만9000명으로 17.5%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40~50대 여성 환자도 10% 가까이 증가해,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정호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과거에는 출산이나 노화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필라테스·복부운동 등 복압을 높이는 운동 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젊은 여성도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은 하복부 묵직함, 질 압박감, 잔뇨감, 변비 등 일상적인 불편으로 시작되지만, 피로나 스트레스로 오해하기 쉽다. 증상이 악화되면 보행이 불편해지고 외출을 꺼리게 되며, 장기적으로 우울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질 내부에 이물감이나 혹 같은 게 만져질 경우, 증상이 심해졌다는 신호다. 특히 하복부·골반 불편감이 2주 이상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만큼 중요한 건 ‘재발 방지’ 관리
골반장기탈출증은 진행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로 나뉜다. 장기가 질 입구를 넘어서 외부로 나오면 3기 이상으로, 이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수술법인 ‘천골질고정술’은 질을 엉치뼈(천골)에 고정해 장기가 다시 내려오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술법보다 재발률이 낮고 안정성이 높다. 최근에는 로봇수술 기술이 접목되면서 수술 정확도가 향상되고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수술로 해결됐다 해도, 근본 원인이 그대로면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실제로 수술 후 수년 내 재발을 경험하는 환자도 많고, 일부 연구에선 최대 40%까지 보고된다.
신정호 교수는 "수술 후 3~6개월은 특히 중요한 시기로, 무거운 물건 들기, 복부에 힘 주는 운동, 장시간 서 있기 등을 피해야 한다. 또 변비 예방을 위해 수분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골반저 근육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젊은 여성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운동’이다. 복부를 강하게 자극하는 헬스, 필라테스, 고강도 근력 운동 등이 복압을 높여 골반 장기를 아래로 밀어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몸에 해가 되는 셈이다.
예방을 위해선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변비를 피하며, 복압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복근 위주 운동을 무리하게 반복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작은 생활 변화가 골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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