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사후 치료’보다 ‘사전 관리’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냉방이나 찬 음식은 적당히 조절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이런 생활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하연 함소아한의원 잠실점 원장은 “증상이 나타난 뒤에 치료하는 것보다, 여름부터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성장기 아이들은 약물보다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단백질이 균형 있게 포함된 식단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단 음식을 자주 먹으면 오히려 면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지나치게 먹으면 소화기능이 약해지면서 전반적인 체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도 면역력의 적이다. 과도한 학습, 심리적 압박 등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지치게 만든다.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안정된 환경이 면역력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여름철을 겨울 질환을 미리 다스릴 수 있는 기회로 본다. 이를 ‘동병하치(冬病夏治)’라 하는데, 여름철 땀구멍이 열리고 기혈 순환이 활발해지는 시기를 이용해 체내 깊은 곳까지 치료 효과를 전달한다는 개념이다. 이 시기에 양기를 북돋는 한약재를 활용하면 찬 기운을 몰아내고 면역 체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효과가 있다.

동병하치 치료는 보통 초복, 중복, 말복으로 이어지는 삼복(三伏) 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폐와 비위(脾胃)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약재로 만든 패치인 ‘삼복첩’을 주요 경혈에 붙이거나, 체질에 맞는 한방차 복용, 뜸 치료 등을 병행한다. 단, 아이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작 전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게 좋다.
김 원장은 “동병하치는 단순히 증상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건강한 체질을 만드는 방법”이라며 “여름 무더위를 잘 활용하면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면역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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