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딸을 키우는 이모 씨(39)는 최근 아이 가슴 부위를 보고 깜짝 놀랐다. 키도 부쩍 컸고, 땀과 두피 냄새도 평소보다 심해졌다. 병원에서 진단 결과는 성조숙증. 또래보다 2년 이상 빨리 사춘기가 시작된 것이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아는 유방 발달, 남아는 고환 크기 증가가 대표적 신호다. 사춘기가 너무 일찍 시작되면 뼈 나이가 빨리 진행돼 성장판이 조기에 닫힐 수 있어 최종 키가 작아질 위험이 있다.

장현지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성장이 빨리 온다는 건 단기간에 키가 빨리 크지만,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키 손실이 올 수 있다는 뜻”이라며 “또래보다 빨리 크는 아이는 무조건 좋은 신호가 아니라 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 원인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특발성이다. 가족력, 비만, 환경호르몬, 성호르몬 함유 화장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성조숙증 원인으로 거론되는 계란, 우유, 두부 등 식품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균형 잡힌 식단이 가장 중요하다.
성조숙증 의심 시 GnRH 자극 검사와 골 연령 측정을 실시한다. 여아는 골반 초음파 검사도 추가한다. 남아는 뇌 MRI 검사를 통해 기질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관건
성조숙증 치료 종료 시점은 아이별로 다르다. 장 과장은 “예상 키가 확보됐거나, 아이가 사춘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혹은 적절한 골 연령에 도달하면 치료를 중단한다”며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추적 관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조숙증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장뿐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 과장은 “빠른 신체 변화가 보이면 반드시 의료진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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