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여름휴가철이 되면 장거리 운전부터 계곡, 워터파크 일정까지 소화하느라 평소 괜찮던 허리가 갑자기 ‘삐끗’하는 일이 잦다. 특히 물놀이 도중 갑작스럽게 점프하거나 다이빙하는 행동은 순간적으로 척추에 큰 충격을 줘 압박골절이나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 아래 바닥 지형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계곡이나, 미끄러운 워터파크 바닥에서도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장거리 운전 시엔 시트 각도와 엉덩이 위치를 조절해 허리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무릎이 엉덩이보다 조금 아래로 오도록 좌석을 맞추고, 등받이는 100~110도 사이로 기울여 요추 곡선을 유지하면 척추에 무리가 덜 간다. 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을 하거나, 허리를 젖혀주면 장시간 압박받는 척추 주변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기차나 비행기를 이용할 때도 통로 쪽 좌석을 선택해 가볍게 걸어주고, 좌석에서도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게 좋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특히 고령자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허리를 조금만 삐끗해도 척추 뼈가 쉽게 주저앉는 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는 큰 외상이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자세가 굽는다면 즉시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리한 물놀이 후엔 단순한 근육통이라 여기고 넘기기 쉬운데, 방치할 경우 회복이 늦고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곡이나 워터파크에서는 발바닥 감각이 둔해져 미끄러지기 쉽고, 얕은 줄 알고 다이빙했다가 바닥에 머리나 목이 부딪히면 경추가 눌리면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처럼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전달되는 레저를 할 때는 사전에 목과 허리, 햄스트링 등을 충분히 풀어줘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

평소 척추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거리 이동이나 물놀이 시 쿠션이나 수건으로 허리 지지대를 만들어 주는 게 좋다. 수상 레저 장비를 착용할 땐 허리가 과도하게 젖혀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놀이 후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증상이 3일 이상 계속되면 단순 염좌가 아닌 신경 손상일 수 있으니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안전하다.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행동은 순간이지만, 손상 이후 나타나는 증상은 며칠에 걸쳐 점차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통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 쪽으로 저림이나 당기는 통증이 이어지거나, 감각 이상, 힘 빠짐 등이 나타나면 신경 압박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젊은 층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바닥에서 물건을 들거나 무릎을 구부리지 않은 상태에서 숙이는 동작이 반복되면 추간판에 압력이 가해져 디스크가 돌출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를 방치하면 보행에 불편을 느끼거나 배뇨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휴가철에는 활동량이 많아지는 만큼 척추가 받는 충격도 커진다. 간단한 준비운동과 자세 조절만으로도 큰 부상을 막을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통증이 느껴지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글 :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