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 두 가지를 병용해 제2형 당뇨병의 핵심 원인인 췌장 베타세포 노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췌장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로, 제2형 당뇨병에서는 이 세포 기능 저하로 혈당 조절이 어렵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를 함께 투여한 결과, 인슐린 분비가 회복되고 노화 단백질 발현이 줄어드는 항노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췌장뿐 아니라 신장 조직에서도 노화 억제 효과가 나타나, 제2형 당뇨병 항노화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베타세포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고령층 발병률이 높다. 베타세포 노화는 당뇨 진행을 촉진하며, 노화된 세포는 인슐린 분비 기능을 잃고 p16, p21, p53 등의 노화 마커가 증가한다. 이에 베타세포 노화 억제는 당뇨병 치료의 중요한 연구 방향이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연구팀(홍세린 서울의대 연구원)은 비만형 제2형 당뇨병 동물모델(db/db 생쥐)을 대상으로 SGLT2 억제제(enavogliflozin)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acarbose)를 단독 및 병용 투여해 베타세포 기능과 노화 억제 효과를 비교했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해 혈당을 낮추고,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식후 혈당 급증을 완화한다.

정상군, 당뇨 대조군, 단독 투여군, 병용 투여군 등 5개 그룹에 6주간 경구 투여 후,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OGTT), 인슐린 분비지수, HOMA-β 지수, 췌장 인슐린 양성 세포 면적, β-HB 농도, NRF2 단백질 발현 등을 종합 평가했다.

연구 결과, 병용 투여군은 혈당 조절이 가장 잘됐고, 인슐린 분비지수와 HOMA-β 지수가 크게 올랐다. 췌장 인슐린 세포 면적도 넓어져 베타세포 기능이 회복됐다.

병용 투여군에서 인슐린 분비지수(왼쪽)가 가장 높았고, 노화 마커 p16 발현(오른쪽)이 가장 낮았다. 즉, 병용 투여가 인슐린 분비 향상과 노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이었음을 시사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병용 투여군에서 인슐린 분비지수(왼쪽)가 가장 높았고, 노화 마커 p16 발현(오른쪽)이 가장 낮았다. 즉, 병용 투여가 인슐린 분비 향상과 노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이었음을 시사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노화 마커 p16, p21, p53 발현도 병용 투여군에서 가장 현저히 줄었다. 면역염색 분석에서도 노화 마커 감소와 인슐린 양성 세포 회복이 확인됐으며, 특히 p16 발현 억제가 두드러졌다.

또한 병용 투여군은 체내 β-HB 농도가 상승했는데, 세포 실험 결과 β-HB가 베타세포 내 NRF2 단백질 발현을 높이고 노화 마커를 줄이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β-HB와 NRF2 경로가 노화 억제 핵심 기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항노화 효과는 췌장뿐 아니라 신장 조직에서도 관찰됐다. 병용 투여군에서는 신장 사구체 크기 증가와 노화 단백질 발현이 억제돼 신장 노화 억제 효과도 확인됐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당뇨 치료제를 병용해 췌장 베타세포 기능 회복과 노화 억제 효과를 함께 확인했다”며, “고령층 발병이 많은 당뇨병 특성상, 앞으로 인체 대상 임상 연구를 통해 동일한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Diabetes & Metabolism Journal’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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