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면증은 주로 체온 조절의 어려움과 수면 환경 변화에서 비롯된다.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는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나아가 냉방기 과다 사용은 호흡기 불편이나 신체 리듬 불균형을 초래한다. 여기에 휴가, 야외활동 등으로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면 수면의 질은 더 떨어지게 된다. 특히 더위로 인해 얕은 수면이 반복되면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낮 동안 졸림과 무기력, 집중력 저하가 이어진다.
문제는 불면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다. 이 경우 단순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하지불안증후군, 우울증 등 다른 수면질환이 근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RDI 수치는 정상(0~5), 경증(5~15), 중등도(15~30), 중증(30 이상)으로 나뉘는데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이 발견될 경우 지속적양압기 치료나 기도확장수술 등이 필요하다.
또한 수면다원검사는 불면증을 단순 증상으로 볼지, 수면호흡장애나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과 같은 원인성 질환으로 판단할지 여부를 구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기성 사지운동장애는 잠든 상태에서 다리 근육이 짧게 반복적으로 수축해 수면을 수백 번 방해한다. 이는 약물치료, 야간 스트레칭, 온수샤워 등으로 완화가 가능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이 함께 있다면 철분 보충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여름 불면증을 계절 탓으로만 돌리고 방치하면 면역력 저하,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감정 기복, 심혈관계 질환 위험 증가 등 전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장기간의 불면은 우울증을 촉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1개월 이상 불면이 지속되거나 낮 동안 피로와 졸음, 두통, 업무·학업능력 저하, 감정 기복이 나타난다면 단순 수면제 의존보다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원인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필수"라며 "여름철에도 건강한 숙면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면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첫걸음인데 원인을 알면 그에 맞는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면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주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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