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일상적으로 접하는 폴리에틸렌(PE) 미세플라스틱을 임신한 생쥐에 투여한 뒤, 이 물질이 모유를 통해 새끼의 체내로 이동하고 특히 비장(spleen) 에 다량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장은 면역세포의 균형을 유지하고 감염을 방어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이곳이 교란되면 면역체계가 쉽게 무너진다. 연구팀은 이런 축적이 단순한 일시적 노출이 아니라 모체로부터 세대 간 면역 교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새끼 생쥐는 정상군에 비해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와 NK세포가 현저히 줄고, 염증을 유발하는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면역세포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 체내 면역 반응이 약화되고 외부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졌다.
더욱이 성장기 동안에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됐다. 연구팀은 새끼 생쥐의 비장에서 항바이러스 면역물질(인터페론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단기적 자극을 넘어서 면역 발달 과정 전체를 방해해 장기적인 면역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종플루 감염 실험으로 드러난 경고 신호
연구팀은 후속 실험에서 H1N1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직접 관찰했다. 그 결과, 노출된 새끼 생쥐는 감염 후 체중이 빠르게 줄고, 항바이러스 물질 분비가 크게 낮아져 바이러스 억제 능력이 떨어졌다. 이들은 정상군보다 감염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났으며, 회복 속도도 느렸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10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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