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세 번 밥은 챙기면서 귀찮다는 이유로 양치는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칫솔질을 하더라도 대충 1~2분 만에 끝내고 마는 경우도 흔하다. 치주질환은 바로 이런 무심한 습관에서부터 시작된다.

음식물 섭취 후 치아 표면에는 치태(플라그)가 남는다. 이 치태는 세균 덩어리로 48시간만 지나면 단단한 치석으로 굳어버린다. 한 번 치석이 생기면 칫솔로는 제거가 불가능하다. 치석이 쌓이면 그 아래 염증이 생기고 점차 잇몸뼈까지 파괴되기 시작한다. 이를 막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정확하고 꼼꼼한 양치다. 단순히 횟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치아와 잇몸 경계를 따라 부드럽게, 빠뜨리는 곳 없이 닦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만으로는 치아 사이 깊숙한 곳까지 닦기 어려운 만큼 치실이나 구강 세정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루에 한 번, 자기 전이라도 치실을 사용하는 습관은 구강 내 세균의 균형을 잡아주는 강력한 예방책이 된다.

진혜민 이살리는치과 선릉역점 대표원장
진혜민 이살리는치과 선릉역점 대표원장
스케일링에 대한 오해도 치주질환을 키우는 원인이 되곤 한다. 스케일링을 하면 이가 시리다거나 잇몸이 내려간다는 걱정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인식으로, 사실은 염증으로 부풀어 있던 잇몸이 제자리를 찾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하고 염증을 방지해 잇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아무 증상이 없어도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치과에 방문해 점검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입 안을 건조하게 만드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지 않거나 입을 자주 벌리고 생활하는 습관, 수면 중 입호흡, 만성 스트레스 등은 모두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타액은 입속 세균을 씻어내고 산도를 중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침 분비가 줄면 세균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다. 특히 고령층은 복용 중인 약물로 인해 타액 분비가 줄어드는 경우가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흡연 역시 치주질환의 주요 위험 요소로, 잇몸의 혈류를 줄이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염증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흡연자일수록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구강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치주질환은 단순히 잇몸 문제를 넘어 치아 상실과 전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질환이다. 가장 기본적인 양치 습관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하루 세 번 양치, 하루 한 번 치실, 그리고 6개월에 한 번 치과 점검.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실천해도 평생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치과 치료는 증상이 나타난 뒤 고치는 것보다 아무 문제가 없을 때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경제적이다.

잇몸 질환은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진행되며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치아를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건 생활 습관이다.

(글 : 진혜민 이살리는치과 선릉역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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