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서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엄지, 검지, 중지 쪽으로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상태가 심해질수록 손에 힘이 빠져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이승열 바른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특히 “밤에 손 저림이 심해서 자다가 깬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는 잘 때 손목이 무의식적으로 구부러진 자세로 유지돼 신경 압박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를 시작한다. 일단 손목 사용을 줄이고, 특히 밤에 손목이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손목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며,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많이 사용하는 치료법은 바로 손목터널 안으로 주사를 놓는 방법이다. 이 주사는 정중신경 주위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혀 증상을 완화시켜주는데, 한 번의 시술만으로도 거의 대부분 손 저림, 통증 등의 만족스러운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이런 주사 치료에도 증상이 쉽게 좋아지지 않거나, 치료 후에도 증상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승열 원장은 "증상을 오래 방치해 정중신경의 압박이 심각한 상태라면 신경 손상이 진행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며 '수술은 좁아진 손목터널을 넓혀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최근에는 최소침습적 수술 방법이 보편화돼 약 1cm 정도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다.

손목이나 손가락이 자주 저리는 증상은 일시적인 피로나 혈액순환 장애로 오인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원장은 "사소한 저림이라도 반복적이고 지속된다면 참거나 미루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기를 권장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질환이다"라고 조언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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