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증상 방치하면 불임·조산까지...조기 치료 필요한 질염 종류는?
이처럼 질염은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라 많은 여성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국에서 연고나 질정을 구입해 자가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질염이 단순히 넘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몇몇 질염은 전염성이나 합병증 위험이 있기도 하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골반염, 불임, 조산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일시적 증상으로 가볍게 넘기기보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올바른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질 내 환경이 무너지며 생겨...원인은 폐경·스트레스·세정 등 다양
질염은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가장 큰 원인은 질 내 산도 변화다. 정상적인 질 환경은 락토바실러스가 pH 4.0~4.5의 산도를 유지하며 외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하지만 폐경, 정액 노출, 과도한 질 세정제 사용 등은 질의 산성 환경을 알칼리성으로 바꿔 유해균 증식을 촉진한다. 면역력 저하도 질염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 피로, 호르몬 변화로 면역 기능이 약화되면 질 내 방어 체계가 무너진다.
또한 젖은 속옷이나 패드를 장시간 착용하거나 항생제를 남용해 유익균까지 파괴할 때도 질염이 쉽게 발생한다. 특정 비누나 화학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
◇ 흔한 질염의 4가지 종류와 특징
질염은 원인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분된다. 칸디다 질염은 전체 여성의 약 75%가 평생 한 번 이상 겪을 정도로 흔하다. 곰팡이균인 칸디다 알비칸스가 원인으로 하얀 치즈 덩어리 같은 분비물과 심한 가려움증이 특징이다. 냄새는 심하지 않지만 성교통이나 배뇨통이 동반될 수 있다. 당뇨병, 항생제 사용, 임신 등 에스트로겐 수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잘 발생한다.
세균성 질염은 질 내 정상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서 유해균이 과도하게 증식할 때 생긴다. 누렇거나 회백색의 묽은 분비물과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특징적이다. 가려움은 심하지 않지만 질 내 pH가 알칼리성으로 변한다. 무증상인 경우도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세균성 질염은 자궁경부염, 골반염으로 발전해 불임이나 만성 골반통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원충 감염으로 발생하는 성병이다. 거품이 섞인 노란색 분비물과 악취, 가려움증, 배뇨통이 동반된다.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며 방치할 경우 방광염이나 골반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임산부의 경우 조산 위험을 높인다.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염 중에 하나다.
위축성 질염은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발생한다. 질 건조증, 성교통, 쉽게 발생하는 출혈이 특징이다. 연두색이나 노란색의 염증성 분비물이 동반될 수 있다.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 원인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법, 예방하는 방법은?
질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칸디다 질염에는 항진균제를 사용한다. 경구용 플루코나졸이나 질정, 연고 치료가 대표적이다. 세균성 질염은 메트로니다졸 등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질 내에 젤이나 크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성관계로 전염되는 만큼 파트너와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수다. 위축성 질염은 호르몬 부족이 원인으로 에스트로겐 크림이나 질정, 경구 호르몬 대체 요법이 효과적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 질 보습제나 윤활제를 병행하기도 한다.
질염 예방의 핵심은 질 내 세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락토바실러스 유산균 보충제를 섭취하면 유산균이 질 내에 도달해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생 관리 역시 중요하다. 하루 1~2회 미온수로 가볍게 세척하고 질 세정제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속옷은 면 소재로 통기성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고 운동 후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습관도 질염 예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제당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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