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순 순천향대 부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자극 없이도 통증이 나타나는 ‘자발통’, 옷깃만 스쳐도 아픈 ‘이질통’, 통증이 지나치게 증폭되는 ‘감각 과민’이 대표적 증상”이라며 “피부 온도와 색 변화, 발한 이상, 부종 같은 자율신경계 이상과 근력 약화, 관절 운동 제한 같은 신경계 이상도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손상된 신경 과흥분, 과도한 교감신경 반응, 만성 염증, 뇌의 비정상적 통증 기억 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환자마다 증상과 원인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까다롭다.
특히 말초신경병증, 류마티스 관절염, 섬유근육통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될 수 있다. 확진할 수 있는 단일 검사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과 경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여러 보조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단한다.
◇조기 치료가 관건, 통합적 관리 필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발병 후 6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 효과가 좋다. 이미순 교수는 “치료가 늦으면 뇌의 통증 회로가 굳어지고, 관절 강직이나 골다공증 같은 구조적 변화가 생겨 회복이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치료법은 약물치료뿐 아니라 신경차단술, 물리치료, 재활치료, 심리치료를 포함한다. 심한 경우 척수신경자극술도 고려한다.
환자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주변의 오해다. 외관상 특별한 이상이 없어 정신적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고립과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치료 목표는 완전한 통증 소실보다는 일상생활 복귀에 맞춰진다. 약 70~75% 환자가 증상 호전을 보이나, 25~30%는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가 남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어려운 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가족과 사회의 지지, 의료진과의 신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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