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후 정신건강 회복, 전문가가 전하는 핵심 팁
오랜만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쌓였던 피로를 해소할 수 있지만 연휴가 끝난 후 찾아오는 무기력감과 불안은 흔히 ‘연휴 후유증’ 또는 ‘명절증후군’으로 불린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성인의 70~80%가 크고 작은 형태의 연휴 후유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피곤함을 넘어 우울감,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 정신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긴 연휴가 끝난 시점에는 신체 회복뿐 아니라 정서적 균형을 되찾기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연휴 직후,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증상
연휴 직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무기력감과 집중력 저하다. 평소보다 일상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우울감이나 허무감, 불안, 초조함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는 불면증과 식욕 변화, 소화 불량,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나타나 정신적 불편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히 의지 부족이나 마음의 나태함 때문이 아니라 뇌의 기능 변화와 호르몬 불균형에서 비롯된 생리적 반응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연휴 동안 무너진 생체리듬이다. 늦잠이나 밤샘 등으로 수면과 기상 패턴이 흐트러지면 뇌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인 리듬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불균형 상태가 지속된다. 이와 함께 연휴 동안 높아졌던 도파민 분비가 일상 복귀와 함께 급격히 감소하면서 허무감과 무기력감을 유발할 수 있다.
심리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즐거웠던 연휴와 다시 시작되는 업무·학업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인지적 대조 효과, 그리고 가족 간 갈등이나 경제적 부담 같은 현실적인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신적인 피로감을 더 키운다.
◇ '연휴 휴유증' 효과적인 대처법은?
연휴 이후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리듬을 서서히 회복하고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휴가 끝난 뒤에는 수면 패턴을 서서히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 늦은 기상이 습관이 됐다면 하루에 1시간씩 기상 시간을 앞당기고 7~8시간의 규칙적인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아침 햇빛을 쬐거나 가벼운 산책, 스트레칭을 통해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면 기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식습관과 영양 관리도 필요하다. 연휴 동안 기름지고 과식 위주의 식단이 이어졌다면 채소와 단백질 중심의 가볍고 균형 잡힌 식사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은 오히려 불안과 불면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와 일상 복귀도 서두르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복귀 첫 주에는 무리한 업무보다는 작은 성과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좋다. 해야 할 일을 세분화해 목록을 만들고 중요한 일정은 나누어 진행하면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심리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연휴의 즐거웠던 기억은 간직하되 과도하게 그리워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작은 즐거움이나 휴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가족이나 지인과 감정을 나누거나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불면증과 식욕 부진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에는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하은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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