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항문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통증, 배변 후에도 계속되는 잔변감, 앉아 있을 때 심해지는 불쾌감. 수많은 환자들이 이를 치질이나 직장 질환으로 오해한 채 오랜 시간 진단을 받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흔히 알려진 질환이 아닌 항문거근증후군 일 수 있다.

본아한의원 권고은 대표원장
본아한의원 권고은 대표원장

항문거근은 골반저를 구성하는 근육 중 하나로, 이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거나 수축하면 만성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이때 통증은 항문, 직장, 골반 깊은 곳까지 퍼지며 때론 좌골 신경통이나 요통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각종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겪는 사람들은 ‘정상이지만 아프다’는 모순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꼽히는 원인 모를 증상 중 하나는 음부신경통이다. 이는 음부 신경이 압박되거나 손상되어 발생하는 만성 통증 상태로, 주로 골반 부위, 생식기, 항문 주변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통증은 좌석에 앉을 때 심해지며, 타는 듯한 느낌, 저림, 찌르는 듯 한 통증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증상의 양상을 보았을 때 이 두 문제는 흔히 치질로 오인되기도 한다. 민감한 부위에 생기는 불편감이라는 이유로 치료를 미루거나 혹은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항문거근증과 음부신경통은 단순한 근육 통증이 아닌, 스트레스, 잘못된 배변 습관, 골반저 근육의 기능적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단편적인 통증 억제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다각적인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단순한 통증의 발현이 아닌 전신의 구조적인 불균형과 기능적 정체로 설명한다. 이는 다른 말로 ‘기혈 정체’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체형의 구조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기가 전신에 원활이 흐르지 못하고 골반에 머물러 뭉치게 되면 그 부위에 압박감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치료 역시 이를 개선하는 근본적 접근을 원칙으로 한다. 먼저, 침이나 약침 등을 통해 등을 통해 혈류 순환을 돕는다. 그중 도침 요법은 문제 부위를 빠르게 치료해 과긴장된 근육을 자연스럽게 이완시킨다. 약침 치료는 통증 부위의 근육과 경혈에 직접 작용해 빠른 완화를 유도한다.

아울러, 추나요법 등을 활용해 물리적인 골반과 척추의 비틀림을 교정한다. 이와 함께 기혈 정체로 생긴 기울이나 혈어를 다스리는 한약 치료도 병행될 수 있다.

일상에서 환자가 이행할 수 있는 관리법도 중요한데, 무엇보다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 습관, 무리한 배변 시도, 과도한 긴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관리법으로 꼽힌다.

항문거근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질환이다. 때문에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 정확한 정보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병명을 몰라 참고만 있지 않도록 적극적인 상담과 검사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 조용한 고통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항문거근증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글: 본아한의원 권고은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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