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국내 연구진이 대장균과 리스테리아균 같은 식중독균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검출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기수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M-FLASH’(Modification-Free Lateral Flow Assay for Specific Hybridization) 시스템을 통해 복잡한 장비나 전처리 과정 없이 식중독균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국제 저널 Analytical Chemistry(IF 6.8, JCR 상위 5.2%) 2025년 7월호에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되며 기술적·학술적 의미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M-FLASH는 등온핵산증폭기술과 금나노입자 탐침 기술을 활용해 특정 병원체의 유전자 서열을 색 변화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PCR 기반 진단법과 달리 고온 기기나 고가 장비 없이도 실시간으로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현장 즉시 진단(Point-of-Care)에 강점을 가진다.

(왼쪽부터) 여승현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연구원, 조민철 연구원, 박기수 교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왼쪽부터) 여승현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연구원, 조민철 연구원, 박기수 교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연구진은 양배추, 육포, 계란껍질 등 다양한 식품에 실제로 식중독균을 오염시킨 뒤 M-FLASH를 적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장균은 10¹ CFU/mL, 리스테리아균은 10² CFU/mL 수준에서 검출이 가능했고, 육안으로 색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하나의 키트에서 두 균을 동시에 감별할 수 있는 ‘다중 진단(multiplex)’ 기능까지 구현돼, 향후 식품안전 검사는 물론 다양한 병원체 진단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박기수 교수는 “M-FLASH는 검역소, 항만, 공항, 재난 현장, 개발도상국 등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라며, “향후 식중독균을 넘어 항생제 내성균, 수인성 병원체, 호흡기 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염원으로 진단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스마트 식품 안전관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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