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주·조성양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파킨슨병 환자 104명과 대조군 85명을 대상으로, 렘수면 행동장애(RBD) 유무에 따른 장내 미생물 구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 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IF 12.7)에 게재됐다.
분석에 따르면, 파킨슨병 진단 전 RBD를 경험한 환자들은 질병 초기부터 장 점액층을 분해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아커맨시아(Akkermansia), 에쉬리키아(Escherichia) 등 유해균 비율이 높았다. 반면 장벽 보호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은 감소해 염증 유발에 취약한 상태였으며, 병이 진행돼도 장내 환경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반면 RBD 경험이 없던 환자들은 진단 초기에는 프레보텔라(Prevotella), 파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 등 유익균이 풍부했지만, 진단 2년 후에는 RBD 동반군과 유사한 미생물 구성을 보였다.
또한 연구 대상자들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권장량을 웃도는 34~36g이었음에도, 장내 불균형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식이 조절만으로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기 어려움을 시사한다.

조성양 교수는 “RBD 유무에 따라 장내 환경 변화가 극명했다. 이를 토대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의 발병 경로가 뇌 중심인지, 장에서 시작돼 뇌로 확산됐는지에 따라 질병 진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학문적·임상적 의미를 가진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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