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윤기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윤지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소두증을 동반한 신경발달장애 환자 418명과 가족 632명의 전장 엑솜 유전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29개 유전자를 포함해 총 142개 유전자가 소두증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두증은 평균보다 머리 둘레가 작은 상태로, 뇌 발달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 출생 시부터 머리 크기가 작은 ‘일차성’과 자라며 성장 정체가 나타나는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두 유형의 유전적 경로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다. 일차성은 DNA 손상 반응, 세포분열 등 뇌 초기 발달 경로와 관련됐고, 이차성은 시냅스 형성, Wnt/β-catenin 경로 등 후기 성숙 단계와 연관됐다.

또한 연구팀은 진단되지 않은 환자에서 새로운 후보 유전자 12개를 추가 발굴했으며, 이 중 RTF1과 ASAP2는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 실험에서 해당 유전자 결핍이 신경 전구세포의 증식 저하를 유발함이 밝혀졌다.
채종희 교수는 “실제 머리둘레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체 분석을 진행해 뇌 발달 유전자 네트워크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제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기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 오가노이드와 임상 데이터를 결합해 유의미한 과학적 성과를 낸 사례”라며, “기초의학과 임상의 융합 모델로서 확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한국연구재단, 서경배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유전체 권위 학술지 Genome Medicine(IF 11.2) 최신호에 게재됐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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