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동물 심장판막 조직에서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이종항원을 효과적으로 제거한 뒤, 사람 세포를 체외에서 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심장판막 이식의 안전성과 재생 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는 병원측의 설명이다.

현재 심장 수술에 널리 쓰이는 돼지·소 심장판막 조직에는 인체에 없는 α-Gal, Neu5Gc 같은 이종항원이 남아 면역 반응을 일으켜 이식 실패 위험을 높인다. 특히 성장 중인 소아 환자는 이식 판막의 성장이 제한돼 여러 차례 교체 수술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돼지 심낭을 탈세포화한 후 α-갈락토시다아제와 PNGase-F 두 효소를 병용 처리해 이종항원을 제거했다.

이 과정을 통해 판막 조직의 구조와 강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이 크게 줄어드는 ‘삼중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 이후 이 조직에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와 제대정맥 내피세포를 공배양해 체외에서 재세포화를 유도했다.

실험 결과, 두 종류 세포가 판막 조직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재생과 혈관 형성을 촉진하는 여러 단백질 발현이 증가했다. 이는 체외에서 살아있는 조직처럼 재생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김소영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김기범 소아청소년과 교수, 임홍국 소아흉부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왼쪽부터) 김소영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김기범 소아청소년과 교수, 임홍국 소아흉부외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임홍국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두 효소의 병용 처리로 항원 제거 효과를 극대화하고 사람 세포를 통한 재세포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앞으로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Tissue Engineering: Part A’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항석회화 기술로 개발한 폐동맥 스텐트 판막을 800명 넘는 환자에게 이식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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