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보다 한 글자, ‘역(驛)’이 판 바꿔” 이름에 ‘역’ 넣은 단지, 불황에도 완판 행진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에서 분양한 144개 단지 중 26개(18.1%)가 단지명에 ‘역’을 넣었다. 2023년 13%, 2024년 15.3%였던 수치가 3년 연속 오르고 있다.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에서 분양한 144개 단지 중 26개(18.1%)가 단지명에 ‘역’을 넣었다. 2023년 13%, 2024년 15.3%였던 수치가 3년 연속 오르고 있다.
[Hinews 하이뉴스] “요즘은 브랜드보다 ‘역’이 더 믿음이 가요.”

서울과 수도권 분양 현장을 둘러보면 이런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금리, 분양가, 미분양이라는 3중고 속에서도 ‘역세권’ 세 글자는 여전히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최근 아파트 단지명에 ‘역(驛)’을 넣는 사례가 급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름 한 글자가 ‘신뢰자산’이 되는 시대. 부동산의 언어가 바뀌고 있다.

완판 단지의 공통점은 ‘역’

청약홈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에서 분양한 144개 단지 중 26개(18.1%)가 단지명에 ‘역’을 넣었다. 2023년 13%, 2024년 15.3%였던 수치가 3년 연속 오르고 있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교통 접근성’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불확실한 시장일수록 소비자는 명확한 가치 기준을 찾는다”며 “‘역’은 브랜드나 감성보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신뢰 신호”라고 해석한다. 단지명 속 ‘역’은 ‘분양 성공의 방정식’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실제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7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검단호수공원역 중흥S-클래스’는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한 달 만에 완판됐다. 4월 분양된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는 단 5일 만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남양주의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 원주의 ‘원주역 중흥S-클래스’도 모두 짧은 기간에 완판되며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역세권 단지는 금리나 경기 변수보다 ‘실수요 기반의 확신’을 제공한다”며

“결국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시간의 절약’과 ‘이동의 자유’를 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리버’, ‘힐스’, ‘파크’ 같은 감성적 네이밍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역’. ‘역’은 단순한 상징어가 아니라, 분양 성패를 가르는 현실적 언어로 자리 잡았다. 심리적으로도 “교통이 편하다”는 인식이 가격 안정성과 생활 편의성을 함께 상징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견인하는 효과가 있다.

한 부동산 기획전문가는 “이제 단지명은 감성보다 정보가 되어야 한다”며 “‘브랜드 + 역’의 조합은 불황 속에서도 확실히 작동하는 생존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회천신도시에서도 ‘역’ 마케팅 본격화

이런 흐름 속에서 경기 북부 회천신도시에서도 역세권 입지를 전면에 내세운 단지가 등장했다.

라인그룹이 선보이는 ‘회천중앙역 파라곤’은 수도권 전철 1호선 회천중앙역(예정) 도보 5분 거리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덕정역 GTX-C 노선과 인접해 서울 삼성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며, 인근 산업단지와 테크노밸리 개발로 직주근접성도 뛰어나다. 지역 개발 흐름과 맞물린 이 같은 입지는 ‘역세권 네이밍’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결국, 불황의 부동산 시장은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금의 시장은 명확하다. “브랜드보다 입지, 입지보다 교통”이다. ‘역’ 한 글자가 아파트의 가격을 설명하고, 분양의 성공을 좌우하는 상징이 된 셈이다.

역세권 네이밍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장의 진화라면, 부동산의 언어는 이미 바뀌었다. 이제 중요한 건 “얼마나 좋은 역세권인가”라는 질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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