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유상영 한국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박사가 주도한 국제 임상시험에서, 수술 후 자궁경부암 중간위험군 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해도 생존율 향상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부작용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Annals of Oncology 최신호(IF=65.4)에 게재됐다.

자궁경부암은 재발 위험도에 따라 고위험군·중간위험군·저위험군으로 나뉘며, 각각 치료 기준이 달라진다. 중간위험군은 지금까지 방사선 단독 치료가 표준이었지만, 항암요법을 병행하는 방식이 생존율 개선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유상영 한국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박사
유상영 한국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박사
유상영 박사팀은 2014년 개발한 중간위험군 분류기준(KGOG criteria)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국제 임상시험을 제안했고,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지원 아래 NRG Oncology와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번 임상에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에서 25세~88세 환자 316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항암화학방사선요법 그룹, 방사선 단독 치료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됐고, 치료 결과가 비교 분석됐다.

3년 무재발 생존율은 각각 88.5%, 85.4%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3~4등급 중증 부작용 발생률은 항암 병행 그룹이 43%로, 방사선 단독 그룹(15%)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p<0.01). 또한 항암 병행 그룹은 치료 직후 삶의 질 저하 현상도 관찰됐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호중구·백혈구 감소증, 신경 독성, 소화기계 문제 등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중간위험군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줄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치료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항암요법을 배제함으로써, 환자의 부담과 부작용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한국이 국제 공동 임상연구를 주도하며 표준 치료 지침 확립에 기여한 점에서 국내 의학 연구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