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이상욱·서준교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환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신장 CT 영상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환자의 CT 데이터를 암호화한 상태로 정상 신장, 낭종, 종양을 구분해낸다.

최근 의료영상 분석에 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 실제 임상 적용이 제한돼 왔다. 연구팀은 동형암호 기술을 활용해 암호화된 데이터 상태에서도 딥러닝 연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발된 AI는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AUC 값이 0.97~0.99로, 기존 비암호화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동형암호 기술은 데이터 암호를 해제하지 않고도 연산이 가능해, 양자내성암호 국제 표준으로 지정돼 있다. 이를 ‘금고 안에서 작업하는 로봇 팔’에 비유하기도 한다.

연구는 세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1만2446장의 비암호화 신장 CT 영상을 활용해 기준 모델을 만들었다. 이후 암호화 환경에 맞게 모델 구조를 변경해 비교 연산이 불가능한 암호화 데이터에서 정상 작동하도록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CKKS 스킴 동형암호 기법으로 CT 영상을 암호화해 AI 분석을 구현했다.

CKKS 스킴은 소수점 연산까지 지원하는 국내 개발 기술로, 의료 딥러닝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크립토랩과 협력해 암호화 AI를 완성했으며, 연산 효율을 위해 데이터 묶음 처리와 부분 계산도 도입했다.

암호화로 데이터 크기는 약 500배 커지고 처리 속도는 느려졌지만, 고성능 GPU를 활용해 1~2분 내 진단을 마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왼쪽부터)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서준교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이상욱 교수는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발전이 이어지면 개인정보 보호형 의료영상 분석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서준교 교수도 “법적·윤리적 부담을 줄이며 AI 진단 활성화에 기여할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생명과학연구원과 과기정통부, 한국연구재단, 국가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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