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소아·청소년 지방간 예측에 있어 체질량지수(BMI)보다 허리-엉덩이 비율(WHR, Waist-to-Hip Ratio)이 더 정확한 지표로 나타났다.

최유진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 6개 대학병원과 함께 10~19세 환자 78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허리-엉덩이 비율이 지방간 발생과 더 뚜렷한 연관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 대상은 비만, 체중 증가, 간기능 이상 등으로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이다.

전체 대상자 중 39.6%(309명)가 지방간으로 진단됐으며, 남아의 발병률(51.1%)이 여아(23.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지방간 발생 위험이 커지는 허리-엉덩이 비율 기준치를 남아 0.825, 여아 0.875로 제시했다.

특히 지방간 진단을 받은 이들 중, BMI가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보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더 많았다. 이는 BMI보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복부 지방 분포를 더 잘 반영한다는 의미다.

소아 청소년의 경우 허리 엉덩이 비율이 남아 0.825, 여아 0.875를 초과할 경우 지방간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최유진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소아의 허리와 엉덩이 둘레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아 청소년의 경우 허리 엉덩이 비율이 남아 0.825, 여아 0.875를 초과할 경우 지방간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최유진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소아의 허리와 엉덩이 둘레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실제 임상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BMI는 정상 범위였지만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넘은 12세 남아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된 반면, BMI가 비만 수준이었지만 비율이 기준 이하였던 여아에게서는 지방간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유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신체 측정만으로도 지방간 위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체중보다는 체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학교 건강검진에서도 허리와 엉덩이 둘레 측정이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허리-엉덩이 비율을 활용한 조기 예측이 지방간의 만성화 예방은 물론, 장기적으로 보건의료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악타 바이오메티카(Acta Bio-Medica)’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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