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근육통으로 착각하기 쉬운 통증이 신경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가 적지 않다. 디스크가 신경근을 압박하는 신경근병증은 근육 자체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으며, 통증 부위가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단순 근육통인지 신경 문제인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근육의 불균형과 위축이 진행돼 또 다른 통증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장기간 통증으로 인한 근육 사용 제한은 자세 변형과 근력 저하로 이어져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통증에 따른 감정 변화가 신경계에 영향을 주면서 통증 악화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은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으로도 효과적인 통증 완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근력 강화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고, 아픈 부위가 근본 원인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Q. 단순한 근육통이라 여겼는데, 신경계 문제일 수 있다는 말이 많다


신경외과적인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디스크에서 신경이 눌리는 신경근병증이 대표적이다. 신경근에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있기 때문에 신경근병증에 의해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인 근육통과 다른 점은 근육의 덩어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어깨가 뭉쳤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경추 6번 신경들이 눌려서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신경외과 질환이 전형적이지 않은 케이스가 많다는 점이다.

며칠 전 학회에서 나온 사례를 보면, 발바닥만 아픈 환자에게 디스크 신경근 차단술을 했더니 좋아진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부위의 통증도 신경과 연관될 수 있다.

Q. 신경외과라고 하면 '수술부터 해야 하나'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실제로 그런가

그렇지 않다. 모든 의사들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일단 힘이 빠지면 수술이 필요하지만, 힘이 빠지는 원인도 정확히 봐야 한다. 디스크 때문인지 근육 파열 때문인지, 신경근에서 눌리는 건지 말초신경에서 눌리는 건지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119에 실려 갈 정도로 아픈 환자들은 대형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겠지만, 일반적인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정도라면 수술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 통증이라면 굳이 처음부터 수술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수술에 준하는 치료법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고, 옛날 학생이나 레지던트 때 하던 것처럼 크게 째는 수술은 없어졌다. 따라서 시술적 치료들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비용이나 에너지, 회복 기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선택할 만하다.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Q.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던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통증이 지속되면 해당 근육을 안 쓰려고 한다. 그러면 반대 근육을 더 많이 쓰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안 쓰는 근육은 약해지고 많이 쓰는 근육은 더 강해진다. 이런 상태가 고착화되면 안 쓰는 근육을 쓸 수가 없게 되고, 자세도 그렇게 굳어진다.

결국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모든 근육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연쇄작용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은 각각의 적절한 긴장도가 있는데, 이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근육 긴장이 지속되면 위축이 오고, 그러면 또 다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통증으로 인한 감정 변화까지 더해지면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지만, 감정 변화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근육 긴장도에 영향을 미쳐 원래 긴장된 근육이 더 긴장하면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방치하지 말고, 신속히 병원에 내원해서 어떤 원인으로 통증이 생겼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Q. 최근엔 수술 없이도 각종 통증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던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인대가 약해진 경우라면 옛날부터 쓰던 프롤로치료, DNA 주사, 인대 성분인 콜라겐 주사, 그리고 요즘 학회에서도 뜨겁게 다뤄지고 있는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치료인 PRP치료 등이 있다. PRP는 분명히 통증 조절이나 염증 조절에는 효과가 있다.

척추 쪽으로는 신경성형술로 디스크와 신경의 간격을 벌려주는 방법과, 수핵성형술로 디스크 부피를 줄여서 신경과 디스크의 간격을 벌려주는 방법이 있다. 오래된 통증 환자들도 이런 비수술 치료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1년 전 대상포진을 앓고 계속 아프던 환자가 주사치료를 일주일에 한 번씩 6개월 정도 받아서 통증이 잡힌 케이스도 있다.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정상원 미사원탑신경외과의원 원장
Q. 어린이 성장통이나 하지정맥도 신경과 연관이 있나


하지정맥류 치료를 시작한 계기가 바로 이런 연관성 때문이었다. 척추 치료를 하고 시술을 해도 호전되지 않는 허리 통증과 다리 통증 환자들이 있다. 하지정맥류 통증의 원인에 대한 여러 가설 중 하나는 정맥과 동맥, 신경이 같이 흐르는데 정맥에 문제가 생기면 노폐물이 나와서 주변 신경에 영향을 미치고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성장통의 경우는 뼈를 둘러싸고 있는 골막에 붙어있는 신경이 뼈 성장 과정에서 자극을 받아 통증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결국 하지정맥류도 성장통도 모두 신경을 자극해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진료과목으로 다루고 있다.

Q. 치료 후 통증을 관리하고 재발을 막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앞서 말한 대로 통증이 지속되면 근육 위축이 오고, 근육이 위축되면 힘을 제대로 못 쓰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재활치료나 근력 강화 운동, 도수재활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병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후 하루에 몇 번씩 해당 부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통증이 오래된 경우 근육도 약해져 있으므로 치료와 함께 근력 향상을 위한 운동과 재활치료는 필수다.

여기서 중요한 건 통증 조절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근육이 올바른 기능을 할 때까지가 진짜 치료의 완성이다. 생활 습관 교정 없이 치료를 끝내면 재발하기 때문이다. 뇌에 저장된 근육의 기본 설정 값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 가지 더 기억할 점은 아픈 곳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 오전에 골반 통증으로 온 환자도 허리 근육을 치료하니 통증이 줄어들었다.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H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