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나선 대기업…중소 제조업은 도입 비용부터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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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 나선 대기업…중소 제조업은 도입 비용부터 벽

박미소 기자

기사입력 : 2026-10-20 21:15

[Hinews 하이뉴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전자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 공정의 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소 제조기업은 기술 도입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 확보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이 AI를 활용한 생산 공정 고도화와 자율공장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 제조기업은 AI를 도입할 수 있는 데이터와 설비, 전문인력을 갖추는 단계에서부터 부담을 겪고 있다.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이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업 규모와 지역에 따라 활용 여건이 다르다는 점은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지가 제조업 경쟁력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이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업 규모와 지역에 따라 활용 여건이 다르다는 점은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지가 제조업 경쟁력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이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기업 규모와 지역에 따라 활용 여건이 다르다는 점은 확산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실제 생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지가 제조업 경쟁력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생성형 AI 활용의 대-중소기업 격차: 역량과 조직환경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세 이상 임금근로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기업 근로자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66.5%, 중소기업 근로자는 52.7%로 집계됐다. 두 집단의 격차는 13.8%포인트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서비스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성형 AI 활용률 차이는 9.2%포인트였지만 제조업에서는 24.2%포인트로 집계됐다. 지역별 중소기업 활용률도 수도권이 57.3%, 비수도권이 47.8%로 차이를 보였다.

이 수치는 기업이 생산설비에 AI를 도입한 비율이 아니라 근로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비율이다. 다만 제조업과 비수도권 중소기업에서 AI 활용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볼 수 있다.
기업 단위의 AI 도입 현황에서도 규모별 차이가 확인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2025년 11월 발표한 ‘중소 제조기업의 AI 기반 DX 추진 경로와 촉진 방안’ 연구에 따르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를 토대로 집계한 2023년 기준 AI 활용률은 대기업 13.5%, 중소기업 4.5%였다. 제조업 중소기업의 AI 활용률은 2.5%로 서비스업 중소기업의 6.8%보다 낮았다.

같은 연구는 2024년까지 약 3만5000개의 스마트공장이 보급됐지만,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 중 제조 AI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5.2%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는 사실만으로 AI를 활용하는 생산 체계까지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중소 제조기업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부담은 초기 비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5년 10월 실시한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의 AI 도입 의견 조사에서 기업들이 꼽은 장애 요인은 초기 비용 부담이 4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력 부족 20.5%, 도입 전략 부재 14.9% 순으로 나타났다.

AI를 생산 공정에 적용하려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며, 기존 생산관리 시스템과 연동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불량을 판별하거나 설비 이상을 예측하는 AI를 도입하려면 실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정확도를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노후 설비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수기로 생산 기록을 관리하는 기업은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은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고 도입 이후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초기 구축 비용과 함께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 여력이 제한된 기업일수록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정부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소 제조기업의 AI 전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10월 ‘AI 기반 스마트제조혁신 3.0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AI 중심 스마트공장 1만2000개를 구축해 중소 제조기업의 AI 도입률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조 AI 전문기업 500개사를 육성하고 AI를 활용해 산업재해율을 20% 줄이는 방안도 전략에 포함됐다.

2026년에는 제조 AI 특화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의 현장 적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경우 전문 기술기업과 협력해 생산 공정에 AI를 적용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도입 이후의 성과다. AI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 생산량과 불량률, 설비 가동률 등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확인하고, 효과가 검증된 기술을 다른 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마다 생산 공정과 설비 조건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기술 보급보다 사전 진단과 맞춤형 컨설팅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상의 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회사가 사내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경우 근로자의 활용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5%포인트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회사가 AI 구독료를 지원하는 경우에도 활용 확률이 8.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 자체보다 직원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직 환경이 중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연구원장은 해당 보고서에서 “대-중소기업 간 AI 격차는 개인의 태도를 넘어 기업의 정책과 지원 같은 조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도입 여건을 조성하고 근로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중소 제조기업의 AI 전환은 대기업의 기술 도입 속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별 설비와 데이터 수준에 맞는 기술을 선택하고, 현장에서 이를 운용할 인력을 확보하며, 도입 이후에도 성과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장비 구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성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중소 제조업의 AI 전환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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