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있어도 끼임사고…공장 안전, 기술만으론 못 막는다

산업 > 테크

로봇이 있어도 끼임사고…공장 안전, 기술만으론 못 막는다

산업용 로봇·컨베이어 정비 중 사고 잇따라…설비 멈춘 뒤에도 재가동 위험
중소 제조업은 안전인력·비용 부담…AI 감지장비와 현장 안전관리 함께 갖춰야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10-20 21:31

[Hinews 하이뉴스] 공장에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늘고 있지만 기계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생산 중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던 설비 내부에 정비 작업자가 들어가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기계가 사람 대신 작업하는 공정이 늘어도 설비를 관리하는 사람의 안전은 여전히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4월 27일 발표한 제조업 안전점검 계획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과 압축기, 컨베이어 벨트 등에서 정비 작업 중 끼임사고가 이어졌다. 노동부가 공개한 사례에는 4월 8일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점검 중 산업용 로봇에 끼인 사고와 4월 9일 폐기물업체에서 이물질을 제거하다 압축기에 끼인 사고, 4월 10일 식품업체에서 정비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인 사고가 포함됐다.

세 사고의 공통점은 생산설비를 점검하거나 작업을 방해하는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설비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뿐 아니라 청소와 수리, 점검을 위해 작업자가 기계 가까이 접근할 때도 사고 위험이 커진다. 자동화 설비가 많아질수록 작업자는 기계의 작동 방식과 정비 절차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노동부는 제조업 초고위험 사업장 1000곳을 대상으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점검 사항은 위험 기계·기구의 방호장치와 정비 작업 때의 전원 차단 등이다. 기계의 작동을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비 도중 다른 작업자가 설비를 다시 가동하거나 자동운전 기능이 작동하면 작업자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에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늘고 있지만 기계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생산 중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던 설비 내부에 정비 작업자가 들어가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기계가 사람 대신 작업하는 공정이 늘어도 설비를 관리하는 사람의 안전은 여전히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공장에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늘고 있지만 기계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생산 중에는 사람이 접근하지 않던 설비 내부에 정비 작업자가 들어가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손을 뻗는 순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기계가 사람 대신 작업하는 공정이 늘어도 설비를 관리하는 사람의 안전은 여전히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사진은 무료이미지 사이트 픽사베이 제공

AI 감지장비 도입…현장 대응도 따라가야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카메라와 센서로 작업자의 위험구역 접근을 감지하거나 설비의 이상 징후를 분석해 경고하는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드론과 순찰 로봇을 활용해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장소를 점검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위험 상황을 빨리 발견하고 작업자가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는 횟수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7월 3일 제조업체들과 개최한 산업재해 예방 관련 긴급 점검회의에서 현대자동차는 패트롤 로봇을 활용한 야간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삼호는 AI 기반 안전사고 예측 시스템과 드론 활용 계획을 제시했다.

이런 장비가 실제 사고를 줄이려면 경고 이후의 대응 절차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위험구역에 사람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감지하더라도 설비가 멈추지 않거나 관리자가 경고를 확인하고도 조치하지 않으면 사고를 막기 어렵다. 감지장비가 현장의 위험을 모두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작업자가 센서의 사각지대에 들어가거나 설비와 작업 방식이 바뀌면 기존 시스템이 위험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장비를 설치한 뒤에는 실제 작업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경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설비를 정지시키고 작업자를 대피시킬지 정해 둬야 한다. 작업자가 장비의 경고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도 필요하다.

중소 제조업은 비용과 관리인력이 부담
중소 제조업체는 안전장비를 도입하는 비용뿐 아니라 이를 관리할 인력을 확보하는 데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장비를 설치해도 유지보수와 점검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담 안전관리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일수록 장비의 구매부터 설치, 교육,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6년 5월 28일 ‘디지털기반 중소사업장 산재예방 기술개발사업’ 지원과제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50인 미만 사업장 등 산업재해에 취약한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작업자 행동 기반 사고 예방, 위험 기계·기구 관리, 화재·폭발·누출·질식 대응, AI 기반 안전관리 통합솔루션 등 4개 분야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 과제에는 2년간 최대 6억6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장에서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현장 실증을 병행하기로 했다. 안전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도입을 원하는 중소사업장 두 곳 이상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한 것도 현장 적용을 염두에 둔 조치다.

지원 대상 기술이 현장에서 쓰이려면 사업장의 설비와 작업 방식에 맞아야 한다. 값비싼 시스템을 설치하더라도 기존 장비와 연동되지 않거나 작업자가 사용하기 어렵다면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정부 지원사업의 성과도 지원금 규모나 장비 보급 대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위험요인이 줄었는지, 작업자가 안전하게 정비할 수 있게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황영호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해당 사업을 발표하면서 “디지털·인공지능 기반 첨단 안전기술은 인력과 비용 부담으로 안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오하은 기자

haeun@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

헬스인뉴스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