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킬 때 불편하면 주의해야” 증상 없는 편도암, 조기 진단이 핵심 [하정훈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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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킬 때 불편하면 주의해야” 증상 없는 편도암, 조기 진단이 핵심 [하정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2 09:23

[Hinews 하이뉴스] 편도암은 구인두의 일부인 구개편도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최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부분의 편도암은 HPV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성적 접촉, 특히 구강성교를 통해 전파된 바이러스가 편도 점막에 침투해 오랜 시간 잠복하다가 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사람 모두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수년이 지나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편도암은 초기에는 거의 아무런 증상이 없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단순한 목의 이물감이나 가벼운 통증 정도를 느끼지만, 종양이 편도의 깊은 조직 안쪽에서 자라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이 작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목 안을 들여다보는 일반적인 내시경 검사나 육안 관찰만으로는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워, 실제로는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즉 림프절로 전이된 뒤에야 진단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대표원장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대표원장
편도암이 림프절로 전이되면 통증이 없는 목 멍울이 만져지면서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런데 림프절로 전이된 상태에서도 이하선 종양이나 새열낭종 같은 양성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실제로 한 40대 여성 환자는 귀 아래쪽에 생긴 멍울로 대학병원에서 이하선 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 상담을 위해 본원을 찾았다. 그러나 경부 초음파 검사 결과, 병변은 이하선 내부가 아닌 그 아래쪽 림프절 영역에서 발견됐고, 여러 개의 결절이 군집을 이루는 양상이었다. 이는 전이성 암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소견이었다. 인후두내시경으로 편도 상태를 직접 확인한 결과, 우측 편도 표면에 미세한 혈관 확장과 비정상적인 발적이 관찰됐고,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HPV 양성 편도암으로 확진됐다.

이처럼 편도암은 해부학적으로 깊은 부위에서 발생해 단순 영상 검사나 육안 소견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두경부암 전반에 대한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면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편도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특히 ‘세임 데이 검사 체계(Same Day Testing System)’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가 내원한 당일, 인후두내시경·경부 초음파·세침흡인세포검사·편도 조직검사·CT 촬영 등 모든 정밀 검사를 한 번에 진행해 진단에서 치료 결정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한다. 실제로 여러 환자가 내원 당일 검사를 완료하고, 다음 날 조직 검사 결과를 통해 편도암을 확진 받은 뒤 빠른 일정으로 수술을 진행한 사례들이 있다.

편도암은 조기 발견 시 예후가 매우 좋은 암이다. 특히 HPV 양성 편도암의 경우 수술만으로도 완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땡큐서울의원에서는 구인두절제술과 림프절 절제술을 중심으로 편도암 수술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으며, 평균 입원 기간은 2박 3일 정도로 짧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일부 환자는 수술 후 별도의 방사선이나 항암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인다.

하지만 진단이 늦어져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암이 깊게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광범위한 경우에는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항암방사선치료가 대안이 되며, 다행히 편도암은 다른 두경부암에 비해 항암방사선치료 반응이 좋아 비교적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목 안의 이물감, 삼킬 때 통증, 한쪽 편도의 비대, 혹은 원인 모를 목 멍울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한 염증으로 생각하고 지나치면 이미 림프절로 전이된 진행성 편도암 단계에서 발견될 수 있다. 편도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이 작아 단순 내시경만으로는 놓치기 쉽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초음파와 조직 검사를 병행하면 조기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암은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하정훈 땡큐서울의원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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