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가 수교 50주년을 넘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자리매김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대면 정상회담으로, 무역·투자부터 인공지능(AI), 원자력, 디지털 기술, 공급망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다.
양 정상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은 수교 이후 오랜 기간 자유무역과 투자 협력을 통해 경제적 신뢰를 쌓아왔다”면서 “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경제안보, 디지털 전환, 녹색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한국과 싱가포르는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선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2006년 발효된 한‑싱 FTA를 20년 만에 현대적 통상환경에 맞춰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으로, AI·디지털 서비스, 공급망 안정화, 친환경 경제, 무역 원활화 등이 협상 의제로 포함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양국은 경제안보와 첨단 산업을 포괄하는 새로운 통상 기준을 반영한 협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가 수교 50주년을 넘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자리매김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대면 정상회담으로, 무역·투자부터 인공지능(AI), 원자력, 디지털 기술, 공급망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한국 개발은행(KDB)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산 운용 자회사 세비오라 간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도 체결돼 양국 기업 간 전략적 자본 흐름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 신산업 분야 투자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협력도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양국 정부는 공공안전 분야 AI 활용, 디지털 규제 조화, 지식재산권 보호, AI 공동 연구·투자 확대 등을 담은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AI 전문가와 기업이 참여하는 ‘한‑싱 AI 커넥트 서밋’이 동시에 개최돼 산업계의 실질적인 교류가 촉진됐다. 또한 양측은 글로벌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동 연구 및 기술 표준화 프로젝트 추진 의지도 밝혔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MOU가 체결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 간 협약을 통해 SMR 연구, 인력 양성, 기술 정보 공유 및 사례 분석이 진행되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향후 원자력 기반의 안정적 에너지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술 협력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이 협력은 양국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은 공동 연구 및 인재 교류 협력 MOU를 체결했다. 첨단 과학기술, 양자 컴퓨팅, 위성·우주 응용 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 산업에 대한 공동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혁신 생태계 구축과 고급 인재 양성 기반을 함께 마련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는 향후 양국 간 교역 확대와 투자 유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 기준 싱가포르는 한국의 주요 10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성장했으며, 물류·항공·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협력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FTA 업그레이드 협상과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이 완성되면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싱가포르가 동남아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교역 및 자본 흐름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협력 성과와 관련, 평가가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한국의 경제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글로벌 경제가 격변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싱가포르와의 전략적 협력 강화는 한국의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고, 시장 다변화와 기술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 의원은 “FTA 업그레이드와 첨단 산업 협력은 단순히 통상 확대 차원을 넘어, AI·원전·디지털 기술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은 “이번 회담으로 양국 간 투자 파트너십이 강화됨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 기업의 신산업 분야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크게 촉진될 것”이라며, “특히 AI, 스마트 에너지, 원자력 기술 협력은 양국 산업 생태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후속 협의를 통해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한‑싱 정상회담의 협력 확대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발표된 MOU와 FTA 개정 선언이 실제 경제 성과로 연결되려면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과 국내 산업 보호 장치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중소기업과 신흥 산업이 국제 경쟁에서 실질적 혜택을 받으려면 제도적 지원과 정책적 조율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산자위 소속 김기현 의원도 “투자 파트너십 확대와 첨단 기술 협력은 장기적으로 큰 잠재력을 갖지만, 국내 규제 환경과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각 MOU별 세부 추진 계획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국회와 소통하면서 추진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실질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후속 협의체 구성과 실무 TF를 설치해 정기적인 교류와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단순한 강화 이상으로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추진 기반 마련, 동남아 시장에서의 교두보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역내 경제 네트워크를 한층 확장하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력 구조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