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등산하다가 병원 찾는 이유, 무릎 통증 유발하는 하산 주의 [조찬희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겨울철 등산하다가 병원 찾는 이유, 무릎 통증 유발하는 하산 주의 [조찬희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1-13 11:02

[Hinews 하이뉴스] 겨울철 등산은 맑은 공기와 설경을 즐길 수 있는 계절 활동이지만, 차가운 날씨로 인해 무릎 관절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낮은 기온에서는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관절 윤활액의 점도가 높아져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무릎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쉽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나 반월상 연골 손상이 있는 사람은 겨울철 등산 중 통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관절은 체중의 3~5배 이상의 하중을 견디며, 등산 시에는 평소보다 더 큰 압박이 가해진다. 특히 내리막길에서 무릎 앞쪽 관절에 순간적으로 하중이 집중되어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균형 상실이 겹치면,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거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얼어 있는 바위나 낙엽 위를 걷다가 미끄러질 경우, 무릎을 비틀리거나 좌상(타박상)을 입는 사례도 흔하다.

조찬희 동탄 삼성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조찬희 동탄 삼성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겨울철 등산 중 무릎 통증을 예방하려면 사전 준비운동이 필수적이다. 추운 날씨에서는 근육 온도가 낮아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등산 전 5~10분간 제자리걸음, 가벼운 스쿼트, 스트레칭 등으로 하체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보온 기능이 있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관절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스틱은 무릎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을 20~30% 정도 줄여주며, 내리막길에서 특히 유용하다. 스틱 길이는 팔꿈치를 90도로 구부렸을 때 손잡이가 잡히는 정도로 맞추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미끄러운 구간에서는 스틱을 몸 앞쪽에 두고, 체중을 분산시켜 안정적으로 내려가는 것이 좋다.

등산화 선택 역시 중요하다. 밑창이 딱딱하거나 미끄러운 신발은 무릎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을 전달하기 때문에, 쿠션감이 좋고 접지력이 뛰어난 등산화를 착용해야 한다. 눈길이나 얼음길에서는 미끄럼 방지 아이젠을 착용하고, 보폭을 좁게 하여 천천히 걷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철에는 근육이 경직되고 관절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사전 준비운동과 보호대 착용이 부상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등산 중 무릎 통증이 심해지거나 부기와 열감이 동반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글 : 조찬희 동탄 삼성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