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증가 속 아침 혈압 높다면 수면무호흡 의심... ”수면다원검사 중요” [오훈 원장 칼럼]

칼럼·인터뷰 > 의학칼럼

고혈압 환자 증가 속 아침 혈압 높다면 수면무호흡 의심... ”수면다원검사 중요” [오훈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2 11:38

[Hinews 하이뉴스] 최근 고혈압 환자 증가와 함께 ‘수면무호흡증’이 혈압 조절에 미치는 영향이 재조명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약물 복용에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라면 수면다원검사(PSG)를 통해 수면 중 호흡 장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침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환자라면 수면무호흡증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뇌는 이를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여 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이러한 과정이 밤새 반복되면 혈압이 정상적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오히려 상승하게 된다.

오훈 시흥 숨앤소리 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오훈 시흥 숨앤소리 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가 아니라 심혈관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고혈압 악화,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등 주요 합병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저항성 고혈압을 가진 환자들(세 가지 이상 혈압약을 복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서 수면무호흡증의 동반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잡히지 않는 환자들에게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면 상당수에서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발견된다.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PSG 검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치료의 출발점이다.

수면다원검사는 뇌파, 호흡 패턴, 산소포화도, 심전도, 근육 움직임 등 10가지 이상의 생체 신호를 기록해 밤사이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검사다.

환자들이 느끼는 주관적 증상만으로는 실제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 PSG를 통해 자는 시간 동안의 호흡 장애와 산소 저하 정도, 심장 부담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양압기(CPAP) 치료를 통해 호흡을 안정시키면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연구에서도 양압기 치료가 새벽·아침 혈압을 낮추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면 혈압 변동폭이 줄고 전반적인 심혈관계 부담이 낮아진다. 고혈압 관리에서 ‘수면’은 더 이상 부수적인 요소가 아니라 핵심적인 치료 분야로 봐야 한다.

(글 : 오훈 시흥 숨앤소리 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press@hinews.co.kr

<저작권자 © 하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