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갈라짐과 가려움, 주부습진 효과적인 치료법은? [손인미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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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 갈라짐과 가려움, 주부습진 효과적인 치료법은? [손인미 원장 칼럼]

임혜정 기자

기사입력 : 2025-12-02 15:25

[Hinews 하이뉴스] 주부습진은 손이 물·세제·습기 등에 자주 닿는 환경에서 서서히 악화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설거지나 욕실 청소처럼 반복되는 집안일이 누적되면 손의 보호막이 쉽게 벗겨지고, 피부가 외부 자극을 스스로 이겨낼 힘을 잃게 된다. 처음에는 건조함과 붉은 기운 정도로 지나가기 쉽지만, 손끝 갈라짐·따가움·수포·가려움으로 이어지면 일상에서 불편함이 커지고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주부습진이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물이 닿는 순간 피부 장벽이 급격히 약해진다는 점이다. 물은 일시적으로 촉촉해 보이게 하지만, 사실은 피부를 보호해주는 기름층을 빠르게 씻어내 버린다. 이렇게 보호막이 벗겨진 피부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염증이 생기면 쉽게 가라앉지 못한 채 오래 머물게 된다. 그래서 스쳐도 아프고, 금방 붉어지고, 한 번 가라앉았던 증상이 다시 올라오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상태를 단순한 건조 문제로 보지 않고 피부 내부에 열감과 부종, 미세한 염증 반응이 천천히 쌓여 정체된 모습으로 설명한다. ‘염증 배출’이라는 표현은 고름을 짜낸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피부 안에서 답답하게 뭉쳐 있던 열과 붓기, 뜨거운 느낌을 풀어줘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겉으로는 조금 좋아 보이더라도 안쪽에 남아 있는 염증이 다시 자극을 만나 악화되기 때문에 “왜 다시 올라오지?”라는 상황이 반복된다. 반대로 순환이 회복되면 피부가 처리를 못하던 열감과 따가움이 서서히 빠지면서 재발 간격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와 연결되는 개념이 삼초소통 치료다. 삼초소통은 상·중·하초로 나뉜 체내 순환 경로를 조절해 손과 연결된 열과 수분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상초는 머리와 가슴 상부, 중초는 가슴 하부와 복부, 하초는 골반과 하체를 중심으로 순환을 담당하며, 손과 발 같은 말단 부위에도 영향을 미쳐 피부 염증과 열감 조절에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삼초소통이 활성화되면, 체내에서 정체됐던 열과 수분이 원활하게 움직이면서 손끝에 몰렸던 부종과 열감이 서서히 해소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 표면의 붉어짐과 따가움이 완화될 뿐 아니라, 피부 내부 염증 반응이 정리돼 반복되는 증상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삼초소통은 단순히 피부 상태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손이 자주 자극을 받는 환경에서도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한다. 상·중·하초 각각의 순환이 잘 유지되면, 물과 세제 자극으로 민감해진 손이 조금씩 안정되며, 가려움·화끈거림·부종과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빈도와 강도가 점차 줄어든다.

주부습진은 치료와 함께 생활 관리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함께 착용해 물과 세제 자극을 최소화하고, 젖은 손은 바로 말려 피부 보호막을 유지해야 한다. 보습제를 규칙적으로 발라 피부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삼초소통으로 내부 순환과 열 조절이 원활해지면, 이러한 생활 관리 효과도 극대화돼 손습진 재발을 줄이고 피부를 안정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글 : 손인미 미소로한의원 천안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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