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하고 헛기침이 나온다. 가래가 목에 걸려 있는 듯한 느낌에 계속 목을 가다듬게 된다. 겨울철이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증상이다.
올겨울은 특히 호흡기 질환의 유행세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감염병 표본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분율이 유행 기준을 훌쩍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겨울철의 건조한 환경은 기관지 점막을 마르게 하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하기 가장 쉬운 상태를 만든다. 아침마다 느껴지는 목 칼칼함의 주요 원인은 단순 감기부터 인후염,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 그리고 역류성 인후두염까지 다양하다.
만약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닐 수 있다. 호산구성 기도질환이나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기관지확장증이 발생할 경우 가래 양이 급증하거나 호흡곤란 등 심각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병원에 가기 전, 혹은 약을 먹기 전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관리법이 있다. 바로 '따뜻한 차' 한 잔이다.
꿀은 강력한 항균 효과와 함께 달달함으로 입맛을 살린다. 심한 감기로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을 때 꿀 한 스푼을 먹거나 차에 타 먹으면 좋다. (이미지 디자인 =GDH AI Design Team)
① 생강차
생강은 목 건강에 가장 효과적인 천연 재료 중 하나다.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과 쇼가올 성분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특히 쇼가올은 강력한 항염증 효과를 지녀, 기침으로 부어오른 목의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생강이 기관지 평활근을 이완시켜 기침 증상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한다. 생강차에 꿀을 타서 하루 1~2잔 따뜻하게 마시면 좋다. 단, 열이 많은 체질은 과다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② 도라지차
도라지는 '길경'이라 불리며 예로부터 약재로 쓰였다. 도라지의 쓴맛을 내는 사포닌과 플라티코딘D 성분은 기관지 점액 분비를 촉진해, 끈적한 가래를 묽게 만들고 배출을 돕는다.
국내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의 연구에 따르면, 도라지의 플라티코딘D 성분은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하는 과정을 억제하고 폐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래가 심할 때 하루 1~2잔 섭취를 권장한다.
③ 유자차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다. 100g당 105mg의 비타민C가 들어 있어 사과의 25배에 달한다. 유자에 함유된 헤스페리딘은 비타민P로도 불리며 비타민C의 체내 흡수를 촉진하고 산화를 방지한다. 유자 껍질에는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 이 성분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 칼륨 함량도 100g당 262mg으로 높아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압을 안정시킨다.
유자차는 껍질까지 활용하는 것이 좋다. 유자 껍질의 쓴맛을 내는 리모네이드는 항암과 항염 효과가 있다. 유자즙 20%에 뜨거운 물 80%를 섞고 꿀 한 숟갈을 넣는다. 매일 1~2잔 마시면 된다. 다만 산성 음료이기 때문에 장시간 복용하면 치아 법랑질이 손상될 수 있다.
④ 꿀차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1,7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꿀이 상기도 감염 증상 완화에 일반 약물보다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꿀의 항균 메커니즘은 플라보노이드, 프로폴리스, MGO 성분에 있다. 이들은 강력한 항균·항염 작용을 한다. 증상 완화 속도도 빠르다. 꿀을 섭취한 사람은 약물 복용자보다 1~2일 더 빨리 기침 빈도와 정도가 개선됐다.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과 말레이시아의 투알랑 꿀은 포도상구균과 헬리코박터균에 특효가 있다.
성인은 하루 3회, 1큰술씩 직접 복용하거나 차에 타서 마신다. 50~60°C의 따뜻한 물에 타야 효소가 파괴되지 않는다. 생강차나 배꿀차, 유자차에 넣으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기 1시간 전 한 숟갈 먹으면 기침으로 인한 수면 방해를 줄일 수 있다. 생후 1년 미만의 유아에게는 보툴리즘 위험이 있어 절대 금지다.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 함량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⑤ 배꿀차
배는 오래전부터 기침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왔다. 동의보감에도 배의 거담 효과가 기록돼 있다. 배에는 루테올린과 아르부틴,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항염과 항균 작용을 한다. 꿀과 함께 섭취하면 기침을 억제하고 점막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배가된다. 배꿀차를 만들 때는 배 1개의 가운데를 파내고 꿀 2큰술을 채운다. 끓는 물이 든 냄비 위에 그릇을 올려놓고 30~40분간 중탕한다. 배 과육까지 우러나온 물을 마신다. 하루 1회, 자기 전 1시간 이전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전문가 조언과 주의사항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이는 바이러스 침투 저항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흡연자와 음주자는 기관지 점막 부종이 악화돼 증상이 지연될 수 있다. 금연과 금주가 우선이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취침 2시간 전 차 섭취를 피해야 한다. 야간에 위산 역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자가 치료를 중단하고 이비인후과나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