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겨울철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은 체질적인 수족냉증으로 여길 수 있지만, 단순 냉증을 넘어 통증이나 저림이 반복되고 손발 색이 뚜렷하게 변한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은 손가락과 발가락의 말초혈관이 추위나 스트레스에 과도하게 반응해 일시적으로 수축하면서 혈류가 차단되는 질환이다. 피부 색은 처음 하얗게 창백해졌다가 파랗게 변하고, 이후 다시 빨갛게 돌아오며, 냉감과 저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상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단순한 냉증과 달리 손발 색이 뚜렷하게 변하고 통증이 반복되면 반드시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피부 색 변화가 오래 지속되거나 상처가 생기는 경우에는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손발이 차갑고 색 변화·통증이 반복되면 단순 냉증이 아닌 레이노증후군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류마티스·자가면역질환 환자는 특히 주의
레이노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은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며 합병증이 적은 편이다. 반면 류마티스 질환이나 전신홍반 루푸스, 전신경화증, 쇼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이차성은 혈관 손상과 구조적 변화가 동반돼 증상이 더 심하고 합병증 위험이 높다.
정상완 교수는 “류마티스 질환자에서는 혈관 내피세포 손상이 반복되며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이 떨어진다. 여기에 염증 매개물질과 자가항체가 관여해 혈류 조절 기능이 약해지고, 추위와 스트레스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자가면역질환 환자는 단순 냉증보다 훨씬 높은 발병 위험을 가진다.
◇손톱 밑 모세혈관 검사로 진단하고 관리
레이노증후군 진단은 추위 노출 시 나타나는 색 변화와 통증 양상, 병력을 토대로 이뤄진다. 필요에 따라 손톱 주름 부위 모세혈관 현미경 검사, 자가항체 검사(ANA, 질병 특이 항체), 류마티스 질환 관련 혈액검사 등을 통해 이차성 여부와 기저 질환 동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정상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을 방치하면 반복적인 혈류 차단으로 피부궤양이나 상처가 잘 낫지 않을 수 있다”며 “심하면 피부 괴사로 이어질 위험도 있어, 상처가 생기거나 색 변화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와 예방의 핵심은 혈관 수축을 유발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추운 곳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장갑과 양말, 핫팩을 적극 활용하고, 흡연과 과도한 카페인 섭취, 심한 스트레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혈관을 확장하는 칼슘채널차단제 등의 약물치료를 적용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다른 혈관확장제나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