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가 누적된 뒤 나타나는 잠의 불편함을 불면증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형태는 입면장애, 수면유지장애, 조기각성장애 세 가지로 나뉜다. 피곤해도 쉽게 잠들지 못하면 입면장애, 잠들더라도 자주 깨면 수면유지장애, 새벽에 일찍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하면 조기각성장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51만 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약 71만 명으로 4년 만에 약 40% 증가했다. 스트레스, 카페인 과잉,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반복되는 불면증과 함께 나타나기 쉬운 질환이 바로 어지럼증이다. 하지만 어지럼증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처음에는 빈혈이나 피로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자율신경계, 뇌신경계, 전정기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MRI 등 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기능적 불균형으로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어지럼증 치료에는 정확한 원인 진단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약물 치료만으로 넘어가면 만성화될 위험이 있다. 특히 어지럼증에 동반되는 이명, 두통, 구역감은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별 질환이 아니라 전체적인 신체 밸런스를 회복하는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을 ‘현훈(眩暈)’이라 부르며, 눈앞이 아득하거나 빙글빙글 도는 증상으로 구분한다. 회전성 어지럼증은 귀의 전정계 문제로 발생하며 이명과 난청을 동반하기 쉽다. 반면 비회전성 어지럼증은 스트레스, 부정맥, 뇌혈류 저하, 과호흡 등 전반적인 신체 긴장과 관련이 깊다.
한의학에서는 어지럼증과 불면증을 각각 따로 보기보다, ‘기혈의 흐름’과 ‘자율신경 안정’을 동시에 다스리는 접근법을 활용한다. 기운이 울체된 기울형, 전반적인 기허·혈허로 인한 허약형, 진액 정체로 인한 습담형, 스트레스로 인한 심화항염형 등으로 변증해 한약 처방을 진행한다.
특히 긴장성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 경추부 근육 긴장을 완화하거나 담음을 제거하는 치료법을 병행한다. 소화장애나 가슴 답답함이 있으면 흉부 울체를 풀어주는 처방도 함께 적용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여러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진행해야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복합 접근은 불면증 치료뿐 아니라 어지럼증 완치에도 도움을 준다.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갱년기, 수험생 등 특정 연령대의 불면증, 원인 및 치료 방법, 극복법, 수면에 좋은 음식, 숙면 방법 등에 대해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수면제나 수면 유도제로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고 증상에 맞는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활 습관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과 충분한 휴식,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따뜻한 전신욕이나 어깨·목 마사지로 혈류를 개선하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카페인 음료, 알코올, 니코틴 등은 신경계를 자극해 수면과 평형 감각을 방해하므로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눈과 볼에 따뜻한 찜질을 하거나 코막힘을 완화해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는 것도 어지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두통과 불면증은 누구에게나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1주일에 한 번 이상 반복되거나 약물에만 의존하는 상태라면 반드시 의료진 진단이 필요하다. 초기에 불면증과 어지럼증을 동시에 관리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막고, 삶의 질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글 : 손지웅 해아림한의원 원장)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press@hi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