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자를 털어간 ‘여자’는 알바였다...(주)여보야가 만든 '빠른대화'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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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자를 털어간 ‘여자’는 알바였다...(주)여보야가 만든 '빠른대화'의 민낯

진심을 기대했지만, 결국 ‘포인트 소비’만 남았다
여보야가 만든 ‘빠른대화’, 알고 보니 수익 중심 구조

이상호 기자

기사입력 : 2026-02-16 13:11

[Hinews 하이뉴스] A씨는 스마트폰을 켜고 화면 속 여성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 있었던 일, 좋아하는 취미, 미래에 대한 소망까지. 처음에는 가벼운 영상통화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화는 깊어졌고, 그는 이 순간이 단순한 채팅 그 이상이라고 느꼈다. 그가 이용한 서비스는 (주)여보야에서 만든 어플리케이션 ‘빠른대화’. 영상으로 실시간 연결되는 영상채팅 앱(영상 뿐 아니라 일반 음성 채팅도 운영)이다. 이용자는 사진과 목소리를 보고 상대를 선택할 수 있고, 지역과 나이대 등을 설정해 다양한 사람과 연결할 수 있다. 앱마켓 소개에는 “나와의 거리, 서있음 시간, 접속 시간 등을 보여주며 실시간 접속회원과 바로 영상채팅을 즐길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날 A씨가 나눈 대화는 한참 이어졌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이런 음악을 좋아해요?”
작은 관심사부터 진심 어린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오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영상이 끊겼다. 그는 허탈감과 함께 실망을 느꼈다. 자신이 진심으로 상대에게 마음을 열었는데, 만큼 길게 이어졌던 대화가 순간적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팅 어플리케이션이 그렇듯 여성과 대화를 위해 지출한 수십만원의 포인트도 남았다. 이 경험 자체는 단순히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결국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이 마음을 닫았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만약 이 여성이 단순한 ‘일반 회원’이 아니라, ‘알르바이트’처럼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참여자였다면? 그리고 이 참여를 빠른대화를 개발한 (주)여보야에서 채용한 사람이라면?

제보자와 (주)여보야 측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제보자와 (주)여보야 측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지난 1월 중순경 <하이뉴스>에 제보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제보자 B씨는 본지에 “(주)여보야에서 만든 어플리케이션 중 ‘빠른대화’에서 남성회원들을 속여 여성들과 회사가 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B씨는 (주)여보야의 직원이라고 밝힌 C씨와의 대화 내용을 보내왔다.

다음은 B씨와 C씨의 대화 내용 중 일부이다.

[여보야 측]
공고에서 보셨다시피 제가 다운받으라는 어플에서 영상통화나 음성통화 일정시간 하면 됩니다
출근도 자유롭게 하시면 되구 통화 내용도 자유롭게 하시면 됩니다
영상통화, 음성통화가 업무의 핵심이라는 설명 아래, C씨는 이어서 급여 조건과 수익 구조를 상세하게 안내했다.

[여보야 측]
돈은 매일 아침마다 회원님 계좌로 입금되시구 전화 10초에 120원이고 1시간에 58,200원~73,200원입니다 최소 출금금액은 2만원부터 입금됩니다 그리고 영상통화 관련 구체적인 조건도 다음과 같이 설명됐다.

[여보야 측]
영상통화도요 네넹 근데 영상통화 진행하실 때 얼굴 꼭 안 나와도 되구 하면 좋긴 한데… 진짜 못하시겠다면 안 하셔도 되긴 해여.급여차이는 따로 없어서
이 부분은 얼굴 노출 여부에 대해 선택권이 있다고 안내하면서도, 영상통화가 업무의 일부로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제보자는 곧바로 ‘야한 대화나 행위’ 여부를 물었다.

[제보자]
야한 거 이런건가 해서요

[여보야 측]
상대방마다 다르시긴 하는데
하는 분마다 다르고 야한 거 하시는 여성분도 있긴 해서
안 하시면서 돈 버시는 분도 많아여
이 대화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여보야 측은 영상통화 내용에 제한이 없으며, 일부 상대는 ‘야한 것’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야한 것’인지 정의되지는 않았으나, 영상통화에서의 성적·친밀한 행위가 일부 참여자의 선택 사항으로 설명된 셈이다.

[여보야 측]
애초에 통화 어플인데 만남 잘 안 해여

이 부분은 남성 이용자들 사이에서 진짜 만남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영상통화 자체가 서비스의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제보자를 가장 망설이게 한 대목은 '남성 이용자를 기만한다'는 죄책감이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고민하던 제보자가 이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주)여보야 측은 오히려 남성들의 심리를 이용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제보자]
"다른 이유는 아니고 남자들 속이는 것 같아서…. 남성분들은 제가 당연히 만나려고 온 사람인 줄 알 텐데, 문제가 되진 않을까요?"

[여보야 측]
"이게 남자들 속이는 게 아니라…. (남성들은) 애초에 통화 어플인데 만남 같은 거 기대 안 해요. 그냥 외로워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보자]
"그래도 혹시나 가입한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알바로) 온 걸 알면 난리 칠 것 같아서요."

[여보야 측]
"그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생각해요. 물어보면 '외로워서 가입했다', '심심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되고요. 그냥 넘어가요."
업체 측은 이용자들의 '외로움'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규정하며,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신분을 속일 것을 지시한 셈이다. 이용자가 건네는 “오늘 하루 어땠어요?”라는 다정한 안부나, 수십만 원의 포인트를 결제하며 이어간 진심 어린 고백은 업체 측에겐 그저 '10초당 120원'짜리 매출에 불과했다.

제보자가 마지막까지 의구심을 품자, 업체 관계자는 (주)여보야가 정식 법인임을 강조하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여보야 측]
"여보야라는 회사 맞는데, 거기가 소개팅 어플 하는 게 많아요. (중략) 불법 사기 이런 거였으면 제가 이름 걸고 못 하죠. 잡혀가는 데면.“
결국 A씨가 경험한 허탈감의 실체는 명확해졌다. 그가 밤잠을 설치며 화면 속 여성과 나누었던 유대감은, 철저히 수익을 위해 고용된 인력과 회사가 만들어낸 '기획된 환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빠른대화 어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빠른대화 어플리케이션 화면 갈무리

(주)여보야, 남성 회원 속인 정황.... 법적 문제는?
국내에서도 온라인 데이트·채팅 서비스가 이용자를 기만하거나 과장된 정보로 결제를 유도한 것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에서 운영된 데이트 앱 아만다 관련 사건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PIPC)는 2024년 9월, 한 데이트 앱 운영사가 회원들의 사진을 동의 없이 사용해 가짜 계정을 만들고 이를 실제 이용자들과 매칭한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약 22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 회사는 276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실제 회원과 자동으로 매칭시키는 등 서비스 목적과 무관하게 정보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FTC)는 또 다른 데이트 앱이 남성 이용자를 유인하기 위해 ‘가짜 여성 계정’을 만들고 이용자 활동을 꾸며내면서 소비자에게 가상 화폐를 사용하도록 유도한 행위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 명령과 벌금을 부과한 적도 있다. 이 사건에서는 생성된 약 270개의 계정이 남성 이용자에게 “관심 있음” 같은 신호를 보내 실제보다 여성 참여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게 하며 유료 결제를 유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국내 사례들은 서비스 설계·운영 방식이 이용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빠른대화’ 사례 역시 단순한 사용자 경험 부족 문제가 아니다.

법률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정보 제공 및 착오 유발 문제다. 국내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 보호법은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에게 핵심 정보를 명확히 고지할 의무를 부과한다. 서비스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요금·포인트 체계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상대 참여자는 어떤 지위에 있는지 등은 소비자가 선택할 때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알려져야 한다.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이용자가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구조로 대화·결제를 이끌었다면, 이는 고지 의무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기망 및 사기 문제다. 국내에서 데이트 앱 회사가 가짜 계정을 통해 이용자를 유도하거나 정보가 없는 상태로 결제를 유도한 경우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전례가 있다는 점은 법적 판단 기준이 된다. 남성 이용자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기대하고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상대가 실제 일반 회원이 아니라 운영 구조에 따라 배치된 참여자라면, 이는 기망적 구조로 볼 여지가 있다.

셋째, 약관·고지 의무 위반이다. 한국의 법 체계에서 전자상거래업 또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는 유료 콘텐츠 및 결제 유도 구조에 관한 중요 정보를 이용자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요금 산정 방식, 결제 조건, 이용자의 권리 등이 명시돼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고지가 부족하다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A씨가 경험한 허탈감은 단순히 한 번의 영상이 끊긴 사건이 아니라, 정보 비대칭과 소비자 기대의 왜곡이 현실적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가리킨다.

이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이번 ‘빠른대화’ 사례는 단순한 이용자 불만을 넘어 법적·윤리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구조”라면서 “온라인 플랫폼, 특히 영상채팅이나 데이트 앱은 기술적 연결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결제·소비를 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려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가장 먼저 ‘정보의 명확한 고지 여부’를 문제로 지적했다.

“서비스 제공자는 요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상대가 일반 회원인지 아닌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결제가 이뤄지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이용자는 오인이나 착오로 결제를 할 수 있고, 이런 착오는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 보호법이 금지하는 ‘착오 유발’에 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공정거래위원회가 데이트 앱 ‘아만다’ 운영사에게 가짜 여성 계정을 만들어 남성 이용자를 유도한 행위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이는 소비자를 오인하게 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어 “빠른대화와 같은 서비스가 요금 구조 및 결제 조건, 그리고 상대 참여자의 실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지 않을 경우, 이용자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나 행정 기관은 과거에도 서비스 운영자가 이용자 결정을 유도한 방식을 문제로 판단한 적이 있다. 잘못된 정보나 불충분한 고지는 전자상거래법이 금지하는 ‘거짓·과장 정보 제공’에 해당할 수 있고, 이는 민사적 손해배상 책임,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이미 국내에서는 데이트 앱 운영사들이 가짜 계정을 통해 유료 결제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은 전례가 있다.”
또 다른 쟁점으로 그는 ‘기망 행위 여부’를 언급했다.

“만약 이용자가 ‘일반 회원과 대화한다고 착각하도록 설계된 구조’ 속에서 결제를 하고, 그 결과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면, 이는 단순한 착오를 넘는 기망 행위(속임수)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예컨대 어떤 플랫폼이 실제 사람이 아닌 계정으로 소비자의 결제를 유도한 경우,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유인 목적의 허위·과장 정보 제공’으로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린 사례와 유사한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는 또한 유료 결제와 관련된 ‘약관 및 고지의무 위반’ 문제를 강조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용약관뿐 아니라 초기 화면·결제 직전까지 핵심 정보를 명확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요금 계산 방식, 결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결제가 중단·환불되는지를 전달하지 않은 채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한다면, 이는 약관 고지 의무 위반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대화가 길어질수록 자동으로 포인트가 소진되고 금전이 발생하는 구조는, 이용자로 하여금 어디까지가 자발적 행동이고 어디까지가 서비스 설계 유도인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이 사건은 단지 개인의 감정적 배신감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법적 판단은 감정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구조와 정보 제공 방식, 그리고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권이 침해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용자가 충분한 정보를 받지 못한 채 결제했다면,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경로가 열려 있다. 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민사 소송 등 다양한 법적 대응이 가능하며, 증거 확보(메시지, 결제 내역, 약관 스크린샷 등)가 매우 중요하다.”


이상호 기자

leesh@h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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