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성피부염vs주사피부염, 두 질환 혼동이 치료 늦춘다 [정수경 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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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성피부염vs주사피부염, 두 질환 혼동이 치료 늦춘다 [정수경 원장 칼럼]

오하은 기자

기사입력 : 2026-04-10 09:00

[Hinews 하이뉴스] 콧볼과 콧등 주변이 붉고 각질이 자꾸 생긴다는 이유로 지루성피부염 치료를 받아왔는데 수년째 나아지지 않는다는 환자들이 있다. 진료실에서 확인해보면 적지 않은 경우가 주사피부염으로 진단되는데, 두 질환은 생김새가 유사해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 원칙은 전혀 다르다.

정수경 리미지한의원 원장
정수경 리미지한의원 원장

◇ 두 질환, 어떻게 다른가

지루성피부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 즉 두피·이마·콧방울·눈썹·턱 등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붉은 반점 위에 기름기가 있는 노란색 또는 하얀 각질(인설)이 생기고,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두피 비듬이 심해지거나 얼굴 기름기가 늘어나는 시기에 악화되는 패턴을 보인다.

주사피부염(酒渣皮膚炎)은 얼굴 중앙부, 특히 코와 볼 주변의 모세혈관이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붉기가 지속되고 열감·따가움이 심하며, 악화되면 구진(뾰루지형 발진)이나 농포가 동반된다. 지루성피부염과 달리 얼굴 이외 부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가려움보다는 작열감이 더 두드러진다.

두 질환의 가장 명확한 차이점은 열감의 유무와 강도다. 지루성피부염은 가렵고 각질이 문제지만, 주사피부염은 열이 느껴지고 자극을 받으면 즉각적으로 붉어지는 혈관 반응이 핵심이다.

오진이 치료를 악화시키는 경우

임상에서 보면, 주사피부염을 여드름이나 지루성피부염으로 오인해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다가 증상이 더 심해진 사례가 많다.

주사피부염은 스테로이드에 의해 일시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중단 시 리바운드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잘못 처방된 연고가 오히려 모세혈관 확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반대로 지루성피부염을 주사피부염으로 보고 혈관 치료에만 집중할 경우, 피지 관리와 곰팡이균(말라세지아) 억제 처치를 놓치게 된다.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아야

주의해야 할 점은,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홍조나 주사피부염을 가진 환자 중 상당수가 지루성피부염을 함께 보유하거나, 반대의 경우도 흔하다. 이럴 때는 어느 증상이 더 주된 것인지, 어떤 치료를 우선순위에 놓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적으로도 두 질환의 원인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소화기 기능 저하로 인한 습열(濕熱), 스트레스성 심화(心火), 피부 피지 과잉 등이 공통 원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루성피부염은 피지 조절과 장 환경 개선이 치료의 중심이 되고, 주사피부염은 혈관 안정과 열 균형이 핵심이 된다. 콧볼 주변이 붉고 각질이 반복된다면, 지루성피부염과 주사피부염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정확히 가리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다.

(글 : 정수경 리미지한의원 원장)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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