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용자의 약 60%가 치료가 아닌 키 성장 목적... 정상 아동 비율도 높아
NECA, 공급 및 처방 실태, 이상 사례, 사용자 인식 등 종합 분석 결과 발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정상 신장을 가진 아동에게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하는 실태에 대해 과도한 사용과 효과 검증 부족의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NECA는 윤지은 연구위원 책임 하에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비급여 영역의 성장호르몬 사용 현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국민 인식 및 안전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일반적으로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저신장증 등 의학적 적응증이 있는 아동에게 시행되며, 효과도 입증돼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 아동에게 키 성장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NECA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한 아동 보호자 1000명 중 약 60%는 자녀가 특별한 질환 없이 키 성장을 목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일부는 평균 키보다 큰 아동도 포함돼 있었으며, 실제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하는 저신장 아동은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정상 아동의 성장호르몬 주사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으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정상 아동의 성장호르몬 주사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으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성장호르몬 주사제 공급 금액은 약 2.5배 증가, 2023년에는 48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해 건강보험 청구 환자 수는 3만7017명으로, 10년 전보다 7~8배 급증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사용 비중이 증가하고, 서울과 경기 지역에 공급과 청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NECA는 질환이 없는 정상 신장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장호르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된 이상사례는 총 6309건, 이 중에는 사망(2건), 암종(4건) 등의 중대한 사례도 있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장기적 안전성 검토와 지속적인 추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호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성장호르몬 외에도 키 성장 보조제, 기구요법, 한약 등 다양한 인위적 방법이 병행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른 월 평균 약 2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보호자들은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부작용 및 임상적 정보 부족, 의료진 간 의견 차이 등에 따른 혼란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윤지은 NECA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비의학적 목적의 성장호르몬 사용 실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며, “우리 사회의 키 성장 중심 인식을 성찰하고, 올바른 의료 이용을 위한 정책적 개입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보고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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