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된 이래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는 <벚꽃동산>을 이번에는 문삼화 연출이 ‘계급’을 키워드로 잡고 다시 읽어낸다. 계급사회가 종식된 현재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내면에는 계급이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계급 간 넘나들 수 없는 분명한 선(線)을 인지하고 있다.
<벚꽃동산>은 봉건영주와 귀족이 몰락하고 자본가로 대체되던 시기, 계급이 무너지는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문삼화 연출은 그 무너짐을 통해 오히려 견고해지고 있는 지금의 우리 사회와 내면의 계급을 들춰내고자 한다.
계급에 갇혀 있을 때, 계급을 인정할 때, 각각의 개인들은 할 수 있는 영역과 꿀 수 있는 꿈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작의 다양한 인물들이 이번 <벚꽃동산>에서는 넘을 수 없는 계급의 경계를 전제로, 그 계급 안에서 조금 더 과장되고 조금 더 현실적인 욕망을 갈구하는 다채로운 인간들로 다시 읽혀진다. <벚꽃동산>을 통해 관객들은 ‘계급 없는 계급 사회’라는 형용모순의 현실을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0월 15일부터 공연되는 <벚꽃동산>은 NOL 티켓, 플레이티켓, 대학로티켓닷컴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어처구니 프로젝트는 맷돌의 손잡이를 뜻하는 ‘어처구니’와 같이 동시대 현상을 맷돌에 갈아내어 연극적으로 재생산하는 손잡이 역할을 하고자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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