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복통과 설사가 반복돼 병원을 찾았다가 크론병으로 진단받는 젊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함께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최근 국내에서는 특히 10~20대에서 유병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평소 장염으로 알고 방치하다가 장 손상이 진행된 뒤에서야 진단되는 경우도 많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염증성 장질환클리닉 교수는 “크론병은 일반적인 장염과 달리 장벽 전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단순 장염과 비슷해 보이지만, 질병의 경과와 치료 방법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는 단순 장염이 아닌 크론병 신호일 수 있어, 조기 정밀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증상 비슷해도 다른 질환, 조기 진단이 관건
크론병의 초기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 피로감 등 일반적인 장 질환과 유사하다. 때문에 단순 장염으로 오인하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송 교수는 “크론병 진단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단일 검사만으로 확진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병력, 증상, 혈액·대변 검사, 내시경, 조직검사, 영상검사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크론병은 장 벽 전체에 염증이 발생하며, 병변이 연속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정상 장과 병든 장이 섞이는 ‘건너뛰는 병변’ 특징을 가진다. 점막을 넘어 장벽 전체에 손상을 줄 수 있어 협착, 누공, 복강 내 농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소장과 대장을 모두 확인하고, 장결핵이나 감염성 장염 등 유사 질환을 철저히 배제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밀 검사 필수... 소장·대장 전 범위 평가 필요
국내 크론병 환자는 소장 침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대장내시경만으로는 질병 범위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때 MR 엔테로그래피, CT 엔테로그래피 등의 영상 검사가 활용되며, 항문 주위 누공, 협착, 농양 여부를 확인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한 반복적인 내시경이나 CT, MRI 검사는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장초음파가 주목받고 있다. 장초음파는 금식이나 장정결 없이 장벽 두께와 혈류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염증이 악화되는 신호를 비교적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이미 병변 위치가 확인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추적하거나, 약물 조절이 필요한 시점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송 교수는 “장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없고 환자의 부담이 적어, 장기 추적 관찰에서 매우 유용하다”며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찰이 장 손상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송주혜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단계적 치료와 생활 관리로 장 손상 예방
크론병 치료는 급성기 염증 조절과 장기 관해 유지로 나뉜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단기 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후 면역조절제, 생물학 제제, 경구 소분자 제제를 활용해 장기 관해를 목표로 한다.
송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장기 유지 약제가 아니며, 장기 사용 시 부작용 위험이 있어 관해 유지 단계에서는 다른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조절제를 사용할 때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약물 부작용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크론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 손상이 누적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진단 초기 1~2년을 ‘질병 경과를 바꿀 수 있는 시기’로 보고, 이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장 손상을 줄이는 열쇠가 된다.
송 교수는 “설사, 복통, 체중 감소, 야간 증상, 항문 병변이 반복된다면 단순 장염으로 판단하지 말고,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초기 치료와 지속적 관리가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장기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